"현재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학술대회에 참석한 연구자들이 남긴 정보가 많이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연구자들이 좋은 학회르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재단 통합 출범 10주년을 맞이해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비전 2030 선포식 및 정책포럼'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부실학회 이슈가 많았는데 무엇이 부실학회인지 알기 어렵다"며 "연구자들이 학술대회를 평가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 부실학회 구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KISTI는 학회에 참석한 연구자가 평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노 이사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오픈액서스' 운동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부 지원으로 발표된 연구성과물은 논문으로 정리된다. 하지만 출판사가 이를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만큼 돈을 지불해야만 논문을 읽을 수 있다.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논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이유는 해당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노 이사장은 "연구비로 지원된 학술정보들 학술 데이터, 학술 논문 등이 국민의 세금으로 된 공적자원이기 때문에 누구나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오픈엑세스로 가기 위해서는 KISTI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그런 쪽으로 KISTI와 서로 협력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구재단은 한국과학재단과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 세 기관이 합쳐 2009년 6월 출범했다. 노 이사장은 이날 "통합 출범 10주년은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10년간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기 위한 시점"이라며 연구재단의 '비전 2030'을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비전 2030의 골자는 '건강한 학술·연구 생태계 조성'이다. 또한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술논문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공개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재난안전, 미세먼지 등 사회문제 대응연구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차세대 연구자 양성에 힘쓰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노 이사장은 "인문사회-이공 분야 간 공동의 질문에 답하는 융합연구를 장려하겠다"며 "과학기술 관련 국책연구 기획에 인문사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외되는 분야나 집단이 없게 포용적 지원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