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부, 북한 선박에 뚫린 감시망 규명 위한 합동조사단 현장급파
입력 2019-06-20 11:07  | 수정 2019-06-27 12:05


국방부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북한 소형 목선의 삼척항 진입과 관련해 일선 부대가 적절한 조처를 했는지 규명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국방부는 오늘(20일) 이순택 감사관을 단장으로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북한 목선 상황과 관련해 경계작전 업무 수행의 사실관계를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장 등 합동조사단 요원들은 이날부터 동해 작전부대에 급파됐습니다.

합동조사단 요원들은 국방부 관계자, 작전·정보 분야 군 전문가, 국방부조사본부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동조사 대상은 합참,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 해안·해상경계 작전 관련 부대입니다. 이들 부대를 대상으로 1주일가량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 문제점이 식별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속히 보완 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국방부에서 전날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가 백 가지 잘 한 점이 있더라도 이 한 가지 경계작전에 실패가 있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면서 "우리의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군의 경계실패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만큼 이번 합동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의 대대적인 문책도 예상됩니다.

주민 4명이 탄 북한 소형 목선은 군·경 감시망을 뚫고 지난 15일 6시 50분쯤 강원도 삼척항 방파제 부두에 접안했으며, 산책 나온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이 선박은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삼척항 동방 3.7∼5.5㎞까지 접근해 엔진을 끈 상태로 대기했다가 다음 날 일출이 시작되자 삼척항으로 기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군의 해안 감시레이더에 한 차례 포착됐으나 감시 요원들이 '파도에 의한 반사파'로 오인해 식별하지 못했습니다.

이어 15일 오전 6시 15분 해안선 감시용 지능형 영상감시체계에 삼척항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1초간 2회 포착됐으나, 어선으로 착각해 또 식별에 실패했습니다.

합동조사단은 이런 과정에서 어떤 허점이 있었고, 당시 장비와 인력 운용이 적정했는지 등을 규명합니다. 더불어 탐지 요원들의 교육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과 무관하게 군사대비태세에 빈틈없이 해달라고 한 국방부와 합참의 지시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등도 파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참에 대해서는 당시 박한기 합참의장까지 보고가 제때 이뤄졌는지, 북한 선박 발견 신고 접수 이후 일선 부대에 적절한 작전지침을 하달했는지 등을 규명합니다.

육군 23사단에 대해서는 해안 감시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TOD) 운용 실태를 조사하고, 해군 1함대에서는 해상 경계작전 시행 실태 등을 규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조사하는 것은 후속 조치를 명확히 하려는 목적도 있다"면서 "해안·해상 경계작전 시스템 전반을 모두 들여다 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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