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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판 돈키호테’ 허민, 이번엔 2군 선수 동원 ‘캐치볼 논란’
입력 2019-06-20 08:05  | 수정 2019-06-20 08:26
지난 2011년 고양 원더스 창단식에서 발언 중인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이 2군 선수들을 붙잡고 캐치볼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키움 구단은 선수들의 자발적 참여라고 해명을 내놨지만, 이런 논란이 발생한 자체가 불편하다는 야구계 안팎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19일 SBS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훈련을 마치고 퇴근하려던 키움 2군 선수들은 오후까지 2군 경기장인 고양 국가대표야구장에 남아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오후에 허민 의장이 야구장을 찾았다. SBS 보도에는 허 의장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포수에게 공을 던졌고 타자를 타석에 세우기도 한 영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군 선수들은 허민 의장과 1시간 넘게 야구를 한 뒤 퇴근했다. 이에 대해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SBS와 인터뷰에서 자기 관심사나 취향을 위해서 선수들을 임의로 동원해서 일을 시키는 건 사역일 수도 있고 규약이나 선수 계약서 위반이기 때문에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는 행위다”고 지적했다. 야구팬들 반응도 이사회 의장에 위치에서 사적으로 자신의 취미 활동을 하기 위해 현역 프로 선수들을 동원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허민 의장은 소문난 야구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대 재학 중에는 야구부에서 활동했다. 2011년 말에는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했고, 2014년까지 운영했다. 또 홀연히 미국으로 건너가 전설적인 너클볼러 필 니크로에게 너클볼을 배운 뒤 미국 독립리그에 데뷔해 직접 선수로 뛰기로 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는 일반인 자격으로 신청하기도 했고, 연말에는 구단주(이장석 전 대표)가 법정구속된 히어로즈 구단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다시 야구계로 복귀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는 자체 연습경기에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에도 허 의장이 고사했지만, 구단의 간곡한 요청에 의해 마운드에 올랐다는 구체적인 구단의 설명이 있었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허 의장의 연습경기 출전에 불편한 분위기가 있었다.
허민 의장의 캐치볼 논란에 키움 구단 측은 2일 2군 구장에도 현황 파악을 위해 갔으며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선수들과만 야구를 했다”라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허민 의장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자발적이라는 단어의 모호함을 차치하고도, 지난 2016년 kt위즈 김진훈 단장은 홈구장인 수원kt위즈 파크에서 구단 직원과 캐치볼을 했다가 지위를 이용한 호기심 충족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은 사례도 있다.
한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이라는 위치에서 선수들과 캐치볼을 하고 라이브 피칭을 한 것만으로도 오해를 살 수가 있다. 이사회 의장이 같이 야구 하자고 하면 어떤 선수가 싫다고 할 수 있겠는가. 야구를 좋아하고, 여구에 대한 열정은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여가 생활을 한 것 아닌가. 야구인 출신 단장들이 훈련 외 시간에 자율 훈련을 지도한 사례도 없다”라고 꼬집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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