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표류" 이틀 만에 말 바꾼 군…국방장관 '경계실패' 인정
입력 2019-06-19 19:30  | 수정 2019-06-19 19:55
【 앵커멘트 】
NLL을 넘어 우리 영해로 들어온 북한 어선은 지난 12일 밤부터 약 60시간, 그러니까 사흘이 다 되도록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처음 발표와는 다른 부분이 드러나면서, 군이 경계 실패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도착하고 이틀 뒤인 지난 17일, 우리 군은 주말 동안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계작전 실패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준락 /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그제)
- "조사결과,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빠르게 이동하면 레이더에 포착돼 식별할 수 있지만, 해류와 비슷한 속도로 떠내려 온 탓에 파도에 비친 반사파로 착각해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틀 뒤인 오늘(19일) 추가로 조사된 북한 어선의 이동경로를 밝히면서 "지난 13일 기상 악화로 표류하다가 육지를 목표로 항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북한 어선이 떠내려 온 것이 아니라 자체 동력으로 운항했다는 얘기인데, 이틀 전(17일) 얘기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어선 발견 장소도 '삼척항 인근'이라며 바다 위인 것처럼 어중간하게 밝혔다가, 항구에 배를 댄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이 때문에 1차 조사를 소홀히 했거나, 군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최초 신고자가 민간인으로 해경도 알고 있는 사안이어서, 원천적으로 은폐가 가능하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사실상 '경계 실패'를 인정하고 관련자 문책을 시사했습니다.

▶ 인터뷰 : 정경두 / 국방부 장관
- "경계 작전에 실패가 있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사건 발생 당시 동해에는 초계기 등 군 감시 병력이 보강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군의 이번 대응이 어처구니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경은 북한 어선 상륙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동해해양경찰서장을 인사조치 했습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취재 : 김인성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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