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사람 `대대광 주택` 쇼핑 늘었다
입력 2019-06-19 17:28  | 수정 2019-06-19 19:45
최근 대구시 달서구에서 분양해 평균 33대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힐스테이트 감삼` 견본주택. 5월 이 지역에서 서울 사람 주택 매입 비중이 크게 늘었다. [사진 제공 = 현대엔지니어링]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대구·대전·광주의 분양시장 열기에 서울 사람들이 이 지역 주택 매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작년 9·13 부동산대책에 따른 규제에서 비껴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자금 출처 조사가 없고, 상대적으로 서울에 비해서는 저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한 점 등 이점이 있어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거래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주소지를 둔 사람이 대구 주택을 구입한 사례가 5월 한 달간 210건이나 됐다. 이는 올 들어 최고치이고, 전월(120건) 대비 75%나 늘어난 것이다. 전체 주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3월 이후 대구 주택거래 건수는 계속 하락세인데, 서울 사람들이 대구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3월 48건에서 4월 120건, 5월 210건으로 수직 상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분양시장을 달구고 있는 달서구 일대에서 주택 매입이 크게 늘었다. 3월과 4월 각각 8건에 불과했던 서울 사람의 달서구 주택 매입 건수가 5월 95건으로 훌쩍 뛰어오른 것이다. 달서구는 노후 주택이 많은 곳으로 수성구, 서구, 남구와 함께 1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이 80%가 넘는다. 이 때문에 새 집에 대한 욕구가 커 분양도 잘됐다.
대구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역의 주택 노후도가 심해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욕구가 큰 편이고, 서울 분들도 꽤 문의를 하는 편"이라면서 "정비사업 특성상 빠르게 진행되진 않겠지만 서울 투자에 비해 금액도 소액이고 규제도 없어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전에서도 지난달 서울 사람의 주택 매입 건수가 확 늘었다. 4월 81건이었던 매입 건수가 5월 110건으로 35% 늘어난 것이다. 대전 역시 대구와 마찬가지로 주택 노후도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대전에서 1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중이 80%를 넘는 곳은 서구, 중구, 대덕구인데 공교롭게도 서울 사람들은 이들 지역에서 가장 많이 주택을 사들였다. 노후 주택이 정비사업을 거쳐 새 아파트가 되면 투자수익률이 높아지는 점을 염두에 둔 투자 행위로 풀이된다.
최근 유성구에서 분양한 '대전 아이파크시티'는 도시개발사업으로 3.3㎡당 1482만원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통장 10만개를 모으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고, 중구에선 '중촌 푸르지오 센터파크'가 지난 14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에 들어갔다. 이 같은 정비사업과 개발사업 흥행을 본 서울 사람들이 이 인근 주택 매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광주에서는 서울 사람의 주택 매입 건수 자체는 줄었지만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 높아졌다. 5월 서울에 주소지를 둔 사람이 광주 부동산을 매입한 사례는 총 57건으로 4월 63건에 비해 줄었지만, 광주 전체 주택 매매거래 자체가 확 줄어들어 오히려 비중은 올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광주의 월 주택 거래 건수는 꾸준히 3000건대를 유지했고, 4월에는 4295건까지 올라갔으나 5월 2895건으로 미끄러졌다. 주택 거래는 33%나 줄었는데, 서울 사람의 주택 매입은 크게 줄지 않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가 돼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결국 서울 주택시장을 조이자 서울 자산가들의 유동성이 지방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대광'으로 이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시장에 유동자금은 많은데 규제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러다 보니 규제가 없는 '대대광', 그중에서도 수요 흡수가 바로 가능한 정비사업 물량이 잘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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