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면 유행하는 수족구병이 올해는 일찍부터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수족구병은 보통 무더위와 습도가 높아지는 6월부터 8월까지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올해는 4월부터 꾸준히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감염 후 가벼운 감기처럼 증상이 시작되는 수족구병은 발열 후 손, 발, 입안에 빨간 반점이 생기다가 물집이 잡힌다. 이러한 반점과 물집은 입 안에만 생기거나 손, 발과 함께 엉덩이 또는 전신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보통 좁쌀 크기 정도인데 가렵거나 아픈 경우는 많지 않다. 물집 모양이 수두와 비슷한 경우가 있으나 수두는 물집이 주로 몸통과 얼굴에 생긴다는 점이 다르다. 인체 장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바이러스가 분변, 경구 또는 호흡기 경로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면서 퍼진다.
수족구병은 어린이집, 유치원 및 학교생활을 하는 10세 미만의 소아에서 발병률이 높다. 전염성이 강해 보육시설과 학교에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나갈 수 있다. 따라서 첫 증상이 나타난 후 구강 병변이 사라질 때까지 단체 활동에서 제외할 것이 권장된다.
수족구병은 일반적인 감기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특별한 치료법이나 예방접종 백신이 없다. 한번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만, 다른 혈청형에 의해 감염되면 다시 수족구병을 앓게 될 수도 있다.
치료는 열이나 두통, 입안의 수포와 궤양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증상 치료를 하게 된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2차 감염이 되지 않도록 물집이 생긴 부위를 깨끗이 하면서 3~7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치유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입안의 수포와 궤양 때문에 잘 먹지 못해서 축 늘어지고 탈수증상이 오기 쉬우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공급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보리차 등을 조금씩 자주 먹이고, 고형식보다는 유동식으로 식사를 하며 음식이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지 않도록 해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설사를 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아이스크림 같은 시원한 음식이라도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드물게 뇌염, 뇌수막염 및 심근염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두통과 구토가 동반되거나 3일 이상 열이 지속되는 경우, 보챔이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철저한 개인위생이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자주 깨끗이 씻어야 한다. 특히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기저귀를 갈은 후는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장난감은 물로 자주 헹구고 아이가 입으로 물었거나 침을 묻힌 장난감을 다른 아이가 가지고 놀지 않게 주의한다.
한승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일주일 이내에 상태가 호전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드물게는 뇌수막염이나 심근염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앞으로 무더위가 더욱 본격화되는 만큼 환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므로 개인위생 관리에 더욱 철저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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