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포도당으로부터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했다. 바이오디젤은 식물성·동물성 기름으로 만든 디젤로 석유 기반의 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로 꼽히는 만큼 이번 성과는 향후 환경 친화적인 연료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와 같은 학과 김혜미·채동언 연구원 등 공동연구진은 바이오매스를 지방산과 지방산 유도체로 전환해 연료 생산이 가능한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은 자연적으로 세포 내 기름을 축적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생물 '로도코커스'를 시스템 대사공학을 통해 대사 회로를 조작했다. 대사공학이란 미생물의 대사 과정(생물체가 몸 밖으로부터 섭취한 영양물질을 체내에서 분해·합성해 생명 활동에 쓰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조작하는 기술을 뜻한다. 연구진은 먼저 로도코커스를 충분히 배양한뒤 포도당을 섭취하도록 했다. 포도당을 섭취한 로도코커스의 세포 내에는 과량이 기름이 축적됐다. 이후 효소(생물 세포 안에서 합성되는 화합물)를 도입해 기름을 지방산으로 전환하는 균주를 개발했다. 또한 유전자조작을 통해 지방산을 바이오디젤 연료 물질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폐목재, 잡초 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바이오매스(유기성 생물체)'의 주성분인 포도당으로부터 지방산 및 바이오 디젤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방산 유도체를 생산하는 균주를 만들어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대사공학을 이용해 휘발유를 생산하는 미생물을 개발한바 있다. 하지만 얻을 수 있는 휘발유의 양이 적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번에 개발한 로도코커스 균주는 포도당으로부터 리터당 50.2g의 지방산 및 리터당 21.3g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 이상엽 교수는 "향후 식물성이나 동물성 기름에 의존하지 않고 비식용 바이오매스로부터 미생물 기반 바이오 연료의 대량 생산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환경문제 해결과 더불어 원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해온 기존 석유 화학 산업에서 환경친화적인 바이오 기반산업으로의 재편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