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식거래 패턴 예측 가능해진다
입력 2019-06-18 16:47 

불확실한 주식시장의 거래 패턴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수학적 모형이 개발됐다. 특히 기관투자자 등 대규모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때 주식시장에 나타나는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 향후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진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교수와 캐스퍼 라슨 미국 럿거스대 교수, 두웨인 세피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은 대규모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행위가 주식시장의 거래량과 가격 변동성, 유동성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예측할 수 있는 수리 모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파이낸셜 이코노믹스' 6월호에 게재됐다.
기관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의 위험을 줄이고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분산 투자를 하는데, 시장 환경과 수익성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이전에도 주식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수리 모형이 있었지만 주로 '내부 정보를 가진 투자자'를 주요 변수로 활용해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 등 대규모 투자자의 활동 영향을 예측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경쟁상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장 이익이 되는 행위를 선택하는 것을 수학적으로 정리한 '게임이론'을 적용했다.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 외에 기관 투자자처럼 주문분할방식(일정 기간 거래할 물량을 작은 단위로 쪼개서 거래하는 방식)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대규모 투자자의 역할을 모형에 추가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모형으로 대규모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행위를 할 경우 주식시장의 거래 패턴이 장 초반과 장 후반에 거래량이 많은 U자형을 이루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설명했다. 이 모형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주체 중 하나인 포트폴리오 재조정자(대규모 투자자)와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 간의 상호작용이 U자형 거래 패턴의 주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수리 모형을 통해서도 확인한 것으로 그만큼 모형이 실제 주식시장의 특성과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대규모 투자자는 장 후반의 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해 주식시장이 열리는 장 초반에 일부러 공격적으로 거래해 자신이 세운 목표치를 시장이 인식하게끔 하는 경향을 보인다.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들도 초반에 포트폴리오 조정자를 경쟁자로 인식해 거래량을 늘리게 되므로 전반적으로 장 초반에 전체 거래량이 크다. 반면 장 중반으로 갈수록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는 대규모 투자자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거래량을 줄이기 시작하고, 장 후반이 되면 상위 거래 물량을 채우려는 대규모 투자자들에 의해 거래량이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의 거래 패턴이 U자 형을 띠게 되는 것이다.
최 교수는 "기관 투자자처럼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거나 분할해서 판매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대규모 투자자가 주식의 거래량이나 가격 변동성 등에 어떤 변화를 유발하는지 수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라며 "추가적인 실증 연구를 통해 복잡한 변수에 의해 요동치는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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