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빼앗은 것도 모자라 물고문까지 자행 `잔인한 10대`

광주광역시에서 벌어진 '10대 집단폭행 사망사건'의 전말은 참혹했다. 가해자 4명은 피해자를 구타하고 금품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물고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가해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기로 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를 집단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A(18)군 등 10대 4명의 혐의를 기존 '폭행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다발성 손상이라는 부검 결과와 폭행 장면이 담긴 사진 및 동영상, 폭행 도구 등을 근거로 살인죄 적용을 결정했다. 특히 가해자 중 일부가 "이렇게 계속 때리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사건 당시 이들이 폭행으로 피해자가 숨질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상해치사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해자들은 선고 시 18세 이상의 나이가 돼 소년법은 적용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온몸이 붓고 멍이 든 피해자의 모습을 랩 가사로 만들어 놀리고, 물고문까지 하는 등 잔혹성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A군 등은 두 달 여 동안 피해자 B(18)군을 거의 매일 폭행하고 돈을 빼앗았다. 직업학교에서 만나 심부름을 시키려고 B군을 원룸으로 불러 거의 함께 살며 무차별적인 구타가 이뤄졌다. 이들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붓고 상처를 입은 B군을 향해 "맞아서 눈도 뜨지 못한다"고 랩으로 가사를 지어 부르며 놀렸다. 세면대에 물을 가득 담고 B군의 얼굴을 들이미는 가혹 행위를 한 정황까지 나왔다. 또 B군이 백화점 주차안내원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어 온 75만원을 빼앗아 먹고 마시고 즐기기는 데 썼다. B군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는 엄두도 못 내고 장시간 폭행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군 등은 B군을 약 2달여간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 사건의 가해자들을 엄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은 이날 오전까지 2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