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에 '회장님표' 김치·와인 강매한 태광 21억 과징금

【 앵커멘트 】
우리 회사가 김치 회사도 아닌데, 돈 대신 김치로 보너스를 받았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태광그룹이 총수일가 회사의 손실을 메우려고 계열사에 시세보다 비싸게 김치와 와인을 강매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입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4년 태광그룹 전 계열사의 직원들 자택에 10kg의 김치가 택배로 배달됩니다.

회사 측이 현금 대신 김치로 성과급을 지급한 겁니다.

김치를 생산한 업체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한 골프장.

해당 골프장은 적자가 누적되자 영농법인에 위탁해 김치를 생산한 뒤 계열사들에 시세보다 3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 팔아넘겼습니다.

그룹 경영기획실은 수량 할당 등 이 작업을 주도했고, 2년간 100억 원에 달하는 판매금액을 골프장에 몰아줬습니다.

계열사들은 또, 이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이 지분 100%를 가진 회사의 와인도 넘겨받아 직원들에게 명절 선물로 지급했습니다.

2병에 10만 원 정도로 모두 46억 원에 달하는 와인을 샀지만, 다른 업체들과 가격 비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김성삼 /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 "이호진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경영기획실을 통하여 그룹경영을 사실상 통괄하는 구조 아래서 전계열사를 동원해…."

공정위는 이호진 전 회장과 경영진, 태광산업 등 19개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총 21억 8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