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롯데지주·현대모비스 첫 중간배당…"주주이익 강화"
입력 2019-06-16 17:47  | 수정 2019-07-31 11:11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간 배당 기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주요 상장사들은 중간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배당을 받는 주주 확정일)을 결정했다는 공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이 본격화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요구가 큰 데다 상장사가 스스로 나서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밝히는 등 올해 중간 배당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44개 상장사가 2분기 중간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 지난해 중간 배당을 결정한 상장사가 37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중간 배당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장사의 숫자가 이미 작년 수준을 넘은 셈이다. 2분기 중간 배당 상장사는 2016년 28개, 2017년 33개로 매년 증가 추세다. 중간 배당금 총액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지 관심을 모은다. 중간 배당금 총액도 매년 증가 추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4년 4167억원이었던 중간 배당은 2017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조1717억원으로 2014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배당금 지급 규모가 컸던 삼성전자와 현대차, SK이노베이션, 하나금융지주, 포스코 등은 일찌감치 2분기 주주명부 폐쇄일을 확정하고 분기 배당 지급 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잉여 현금 흐름의 50%를 주주 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배당 확대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번 중간 배당에서 포스코와 하나금융지주, 쌍용양회, 두산밥캣 등이 배당을 늘리는 것으로 발표했거나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배당에 대한 인식 체계가 바뀌는 상황에서 큰 규모의 배당을 지급하는 종목의 차후 방향성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는 현대모비스와 롯데지주 등 사상 처음으로 중간 배당을 선언한 종목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올해 처음 중간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두 대형주를 포함해 미원에스씨, 코웰패션, 에코마케팅, 해마로푸드서비스 등 6개사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주당 1000원가량 분기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말 주당 배당금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추산해보면 올해 중간 배당금은 약 900억~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향후 연간 잉여 현금 흐름의 20~4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지주 역시 2017년 8월 출범 이후 첫 중간 배당에 나선다. 출범 당시 향후 배당 성향을 30%까지 늘리고 중간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에 처음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롯데지주의 올해 1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4조3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가량 줄어든 상태지만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처분으로 올해 추가 현금 유입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의 지난해 별도 기준 배당 성향은 일회성 손실 제외 시 22%로 추정된다"며 "그룹 배당성향 목표치인 30% 달성 과정에서 배당 수입 증가가 예상되며 잔여 자사주 처분을 통한 재원 확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배당 강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년 만에 중간 배당에 나선 우리은행 역시 주목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우리은행의 중간 배당 규모가 6700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2017년 중간 배당액 670억원 대비 10배 증가한 것이다. 이번 배당은 전부 우리금융지주에 귀속되는데, 우리금융지주가 추진하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중간 배당을 받으려면 배당 기준일인 6월 30일을 기준으로 2거래일 전(26일)까지 해당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 배당금 규모는 7월 상장사별 이사회를 통해 확정되며 이사회 결의일 20일 이내에 지급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 안전판 역할을 하는 배당의 매력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며 "주주들의 배당 확대 압박과 함께 상장사 스스로도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펴고 있어, 향후 중간 배당 지급 상장사와 지급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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