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이용계약을 체결한 기업 중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실질적으로 전자투표를 실시한 기업은 절반도 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원이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2019년 상반기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전자투표를 이용한 회사는 563곳으로 전년(489곳)에 비해 15.1% 증가했다.
총 발행주식 수 대비 전자투표 행사율은 5.04%로 처음으로 5%대를 넘겼다. 한 회사 당 평균 행사주식수는 약 240만주로 전년 대비 1.3배 증가했고, 총 행사주식수는 약 13억5000만주로 1.53배 늘었다.
특히 코스닥 기업의 경우 올해 전자투표 행사율이 7.27%로 전년(5.33%) 대비 증가폭이 컸다. 코스피 기업의 올해 전자투표 행사율 역시 3.19%로 전년(2.66%) 보다 늘었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업이 전자투표 시스템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결산사 중 예탁원과 전자투표 이용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질적으로 올해 정기주총에서 시스템을 이용한 비율은 상장사 기준 46.5%에 그쳤다. 절반 이상의 기업이 전자투표 이용 계약을 체결하고도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기업은 50.8%, 코스닥 기업 44.6%만이 올해 정기주총에서 전자투표 시스템을 이용했다.
이명근 의결권서비스부장은 "전자투표제도의 실질적인 이용은 매해 주주총회마다 결정할 수 있다"며 "의무화돼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50% 정도의 기업은 제도를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탁원 입장에서 전자투표 이용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게 이 부장의 설명이다.
이 부장은 "전자투표제도가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중요한 수단이라 발행사의 자유에 맞기는 것이 맞나"고 반문하며 "이미 국회에 상장사들이 전자투표제를 실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올라가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된다면) 이용률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기업 등 우량기업들의 전자투표제도 참여 저조 이유에 대해서도 이 부장은 "우량기업은 주주총회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우는 데 문제가 없다"며 "개인주주가 적다는 점 등을 복합적으로 봤을 때 투표율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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