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화면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을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년간 접히는 유리 관련 국내 특허 출원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허청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이자 접히는 유리로 각광받고 있는 '폴리이미드(PI) 필름' 관련 분야에서 최근 5년간 특허 출원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PI 필름 기술 특허 출원은 2014년 6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50건까지 2.5배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연평균 37%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접었다 펴야 하는 특성상 커버 윈도우, 박막 필름 트랜지스터(TFT) 기판, 베이스 필름 모두에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다. 투명한 PI 필름은 타 소재 대비 우수한 기계적, 전기적, 화학적 특성을 갖고 있어 유리의 유력한 대체재로 꼽힌다. 특히 수십만 번을 접었다가 펴도 흠집이 나지 않고 가볍고 유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PI 필름 관련 특허 출원 수만 증가한 것은 아니다. 빠른 기술 변화에 따른 특허권 선점 또는 조기 확보를 위해 우선심사 신청 비율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전체 PI 필름 관련 특허 출원 가운데 대비 우선심사 신청 비율은 2014년 6.7%(4건)에서 지난해 16.7%(25건)까지 늘었다.
특허 출원 주체별로 보면 국내기업의 출원이 최근 5년간 출원된 PI 필름 분야 특허 가운데 60.9%(284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일본기업에 의한 특허 출원이 25.3%(118건)로 높게 나타났다. 그 밖에 국내 대학·연구소가 9.7%(45건), 일본을 제외한 국외 기업이 3.9%(18건)로 뒤를 이었다.
적용 대상별로 살펴보면 박막 필름 트랜지스터(TFT) 기판·베이스 필름이 59.2%(276건), 디스플레이 표면의 접히는 유리인 '커버 윈도우'가 24.9%(116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커버 윈도우의 경우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 추세와 발맞춰 2016년 이후 특허 출원이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허청은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핵심 특허 확보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폴더블 스마트폰의 수요는 올해 320만대에서 2022년 5010만대까지 전망되고 있다. 또 PI 필름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등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반용병 특허청 정밀화학심사과장은 "스마트폰이 폴더블뿐만 아니라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는 '스트레쳐블' 등으로 빠르게 진화해 나가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의 흐름을 고려할 때 PI 필름에 대한 수요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인 소재 분야의 핵심 특허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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