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남, 북한 최고위층과 계속 줄 닿았다…장성택 처형 전까지 친밀"
입력 2019-06-13 08:56  | 수정 2019-06-20 09:0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해외에 머무는 동안에도 북한 정권의 최고위층과 줄이 계속 잘 닿았으며 고모부 장성택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는 주장이 현지시간으로 어제(12일) 제기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 지국장으로, 한반도 문제를 취재해온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가진 자신의 저서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 북 콘서트에서 김정남의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설을 거듭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김정남이 CIA 정보원이었으며, 이를 알게 된 김 위원장의 명령으로 살해됐다는 내용이 이 책에 담긴 것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김정남이 CIA 정보원으로서 CIA 요원들과 수차례 만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파이필드 기자는 이날 "나는 매우 믿을만한 소식통으로부터 김정남이 마지막 몇년간 CIA 정보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을 들었다"며 "그는 동남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 요원들과 만나 그의 동생과 정권에 관한 정보를 넘겨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김정남은 일종의 망명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정권 최고위층과 좋은 접촉 선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김정은이 2013년말 그의 고모부(장성택)를 처형하기 전까지 고모부와 매우 친밀한 사이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정남이 북한 고위층과 계속 연락이 닿았기 때문에 "좋은 정보원이 됐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이필드 기자는 김 위원장과 김정남의 부친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형제를 떼어놓으면서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난 적이 없는 사이로 알고 있다며 "김정남이 20년 가까이 북한 밖에서 살았고 권력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 북한이 '백두혈통'에 의해 세워진 정권이라는 점에서 라이벌로 간주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정은이 자신의 이복형이 CIA 정보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김정남은 백투혈통이고 일본 언론인 등을 만나 북한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으며, 그에 더해 이(CIA 정보원이었다는) 요인이 있다. 김정은이 이에 대해 알았다면 이는 김정은의 눈에는 반역죄로 비쳤을 것이고 자신의 형을 제거해야 한다고 느낄 원인이 됐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이필드 기자는 김정남이 살해 당시 현금 12만 달러를 소지하고 있던데 대해 "정보 관련 활동에 대한 대가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카지노 사업에서 번 돈이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이필드 기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김정남의 CIA 정보원설과 관련, 자신의 재임 기간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한데 대해 "북한이 이란이나 카다피 치하의 리비아 등 다른 독재 국가와 다른 점이자 큰 도전으로 작용하는 부분 중 하나는 북한에 관해 정보원들이 거의 없어서 CIA가 가장 어려운 타깃으로 여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따라서 CIA가 김정남을 (정보원으로) 모집하는데 성공했다면 그것은 그 정권을 이해하는데 있어 엄청나게 요긴한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내가 만약 CIA 직원으로서 김정남이 CIA를 위해 일했다는 걸 대통령이 확인하는 것처럼 말하는 걸 들었다면 상당히 사기가 저하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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