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오늘(12일) 조화와 조전을 전달합니다.
통일부는 이날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해 북측은 오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은 이날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보내는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기 위해 "6월 12일 17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귀측의 책임 있는 인사와 만날 것을 제의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아울러 북측은 "우리측에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인 김여정 동지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통일부는 전했습니다.
남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나갈 예정입니다.
앞서 정부는 이희호 여사 장례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전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 측에 이 여사의 부음을 전달했습니다.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경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측의 조문단 파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정부는 북측이 조문단 파견 또는 조전 발송 등으로 직접 이 여사에 대한 조의를 표해올 가능성을 주시하며 여러 경우에 대비해왔습니다.
하지만 조문단 대신 조화와 조의문을 대신 보내기로 한 것은 남북관계 소강국면에서 북측이 다소 부담을 느낀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다만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직접 전달함으로써 최대한 예를 갖추고자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 제1부부장은 작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대표단으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하면서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일정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등을 고려한 조치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바로 다음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내고, 특사 조의방문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사흘 뒤인 8월 21일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특사 조의방문단이 특별기로 서울에 도착해 조의를 표했습니다.
또한 이 여사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방북해 조문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났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