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이 노조 정문 봉쇄로 2차 현장실사도 12일 무산됐다. 지난 3일 노조의 쇠사슬 봉쇄로 첫 현장실사가 무산된 지 9일만이다. 특히 변광용 거제시장까지 대우조선 매각 절차 철회를 요구하는 등 노조편에 가세하면서 향후 실사과정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사단은 이날 오전 11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인근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실사단은 대우조선 임원진, 산업은행과 함께 대우조선 노조에 4자 간담회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참석을 거절했다. 대우조선 인수 철회 조건이 아니면 실사단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이유였다. 노조는 이날도 실사단의 2차 방문 소식을 듣고 노조원 300명이 조선소 각 정문을 사전에 봉쇄했다.
실사단은 노조의 완강한 입장을 재확인 하고는 조선소 현장 방문없이 호텔에서 자리를 떠나 곧바로 상경했다. 실사단은 실사 연장 가능성을 내비치며 노조와 대화를 계속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당초 현대중공입이 계획한 현장 실사기간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4일까지였다.
강영 현대중공업 실사단장(전무)은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번 현장실사를 하려고 할 때 노조에 문전박대를 당해 다시 왔다"며 "이번에는 노조와 진정한 대화를 하려고 조용철 (현대중) 부사장도 같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장실사를 하기 위해 내려왔고 계속 시도하겠다"며 "실사 기간 연장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조의 태도가 완강한데다 거제시장까지 적극 노조편을 들면서 현장 실사 없이 문서 실사로 대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 시장은 이날 호텔을 찾아 실사단 측에 대우조선 인수 작업 중단 등을 요청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으나 실사단은 다음기회에 만나자며 거절했다. 변시장은 앞서 11일 입장문을 통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및 일방적 절차가 진행되면서 지역사회와 노동현장의 불안과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절차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밝히는 등 최근들어 매각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확고히 했다.
[거제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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