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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익손의 동기부여…‘꼴찌’ 롯데를 바꾸는 ‘바람’이 될 수 있을까
입력 2019-06-12 06:34  | 수정 2019-06-12 06:35
브록 다익손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11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잠실)=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2m가 넘는 거구의 사내가 11일 잠실구장 3루 더그아웃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막 훈련을 마쳤는지 땀을 흘리던 그는 조용히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바로 최근에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한 브록 다익손(25)이었다.
이날 다익손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공식적인 훈련에 나섰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SK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SK가 대체 외국인 투수로 헨리 소사와 계약하면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다익손은 롯데의 제이크 톰슨 대신 대체 외국인 선수로 발탁됐다.
다익손은 이날 롯데 유니폼을 입고 불펜 피칭을 했다. 유니폼에 새겨진 로고 Giants(거인)와 신장 205cm의 다익손은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아직 새로운 팀에 적응하기 전이라 표정은 상기돼 있었지만, 설렘도 엿볼 수 있었다.
다익손은 애초 1주일 전인 4일 등판할 예정이었다. SK에서 웨이버 공시 되기 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고척 경기 선발로 예고되기도 했었다. 1주일 동안 한국에서 재취업을 준비하며 간단한 훈련만 했기에 첫 불펜 피칭도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12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SK 염경엽 감독은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오르지 않고,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고심 끝에 다익손을 교체했다. 단장 시절 다익손의 영입을 직접 진두지휘했기에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속구에 인상을 받았지만, KBO리그에서는 그때 속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닝 소화 능력도 물음표였다. 가장 많은 이닝이 7이닝이었고, 보통 5이닝에서 6이닝 사이였다. 5이닝을 버티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다익손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하던대로 할 것이다. 나는 그동안 원하는 대로 잘 던졌고 결과도 좋았다”며 SK에서는 70~80개 수준에서 투구를 했지만 7~8이닝도 던질수 있다. 다만 이부분은 코칭스태프에서 결정하고 판단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록 상으로 다익손은 100개를 채우진 않았지만, 보통 90에서 95개 사이에서 한 경기를 마쳤다.

그래서인지 변화도 시사했다. 루틴에 변화를 주겠다는 얘기였다. 다익손은 선발투수로서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 앞으로 루틴을 바꿀 생각이다. 기존에는 다음 등판까지 운동량이 많은 편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었다. 운동량을 조절해 준비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팀을 옮겼지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 다익손이었다.


불펜 피칭을 통해 스플리터 구사 비중을 높아질 전망도 있다. 불펜 피칭을 지켜본 양상문 감독이 다익손에게 스플리터 그립 등, 던지는 방식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눴다. 양 감독은 상대 투수로 봤을 때 속구에 힘이 있었다. 오늘 불펜 피칭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최하위로 처진 롯데는 다익손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만큼 선발진이 불안하다는 뜻이다. 다익손의 합류로 롯데의 팀 분위기에 변한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선수가 왔기에 선수단 분위기도 다시 해보자는 쪽이다. 1실점으로 역투했다. 톰슨이 아니라 자신이 퇴출될 수도 있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을까.
그동안 고전했던 1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이날 선발로 등판해 8⅓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다만 이날 롯데는 LG와 12회 연장 끝에 1-1로 비겼다. 다익손이 롯데를 바꾸는 바람의 진원지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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