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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손흥민 박수에 폭발한 상암, 그 뒷이야기 “사실은...”
입력 2019-06-12 05:10 
손흥민이 11일 축구 A매치 한국-이란전에서 전반 24분 관중과 교감하던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의도하거나 연출된 장면은 아니었다. 사진(상암)=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11일 축구 A매치 한국-이란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전반 24분이었다.
첫 슈팅이 무위에 그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두 손을 마주쳤다. 그러더니 두 팔을 몇 번 들어 올렸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의 몸짓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축구팬 6만213명이 크게 환호했다. 폭발적인 함성이 터졌다. 끝날 줄 몰랐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는 111dB(데시벨)이 측정됐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시끄러웠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태극전사에게 전달되는 응원의 힘이 가장 컸던 순간이다.
경기 초반부터 난타전이 벌어지며 팽팽했다. 한국은 전반 15분 김영권(감바 오사카)의 헤더 슈팅, 전반 23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스코어는 0-0이나 조금씩 한국이 분위기를 가져가던 시점이었다.
손흥민의 제스처는 관중의 함성을 유도하는 것 같았다. ‘더 힘이 나도록 더 크게 외쳐 달라는 의미로 보였다. 장관이었다. 그리고 감동적인 그림이었다. 그런데 재미난 뒷이야기가 있다.
제가 그랬나요?” 경기 후 만난 손흥민은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했다. 취재진은 물론 대한축구협회(KFA)에게 되물었다. 90분간 열정적으로 경기를 뛰었던 그에게는 본능적인 행동이었을지 모른다.

손흥민의 제스처는 애초 관중이 아닌 동료에게 향한 것이었다. 그는 중간 부분(미드필드)에서 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수들한테 힘을 북돋으려고 그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분발하자는 의미였다.
한국이 고전하던 때다. 전반 41분 손흥민의 예리한 중거리 슈팅 전까지 이란의 공세에 힘들었다. 손흥민의 바람대로 힘을 냈기 때문에 그 순간을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게다가 관중의 뜨거운 응원까지 선물 받았다. 열띤 응원은 태극전사가 한 발을 더 뛰는데 큰 힘이었다.
손흥민은 많은 팬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우리가 끝까지 ‘으?X으?X 할 수 있다. 계속 환호해주고 응원해 많은 힘을 받고 있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 때문일까. 한국은 파울루 벤투 감독 취임 후 홈 A매치 무패 행진을 8경기(5승 3무)로 늘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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