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전 남편 살해 고유정 계획적 범행…두차례 시신 훼손, 시신 유기도 바다와 김포 쓰레기분리수장에서"
입력 2019-06-11 13:53 

제주에서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36)가 검찰에 넘겨진다. 특히 경찰은 고씨가 범행 15일전부터 계획적으로 살인 등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오는 12일 고씨를 이같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고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사체은닉 등이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에서 9시16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인에 그치지 않고 고씨의 전 남편 시신 훼손과 시신 유기는 각각 2차례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1시 30분께 해당 펜션에서 퇴실하기 전까지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데 이어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가족 명의의 아파트에서 지난달 29일 오전 4시께부터 31일 오전 3시 사이에 남은 피해자 시신의 일부를 2차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지난달 28일 완도행 여객선에서 1차 훼손한 시신을 바다에, 2차 훼손한 시신 일부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각각 유기하는 등 엽기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피해자의 DNA가 발견된 흉기 등 증거물 총 89점을 압수했다.

특히 경찰은 고씨의 계획 범행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고씨는 체포 당시부터 "강씨가 성폭행하려고 해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살해하게 된 것"이라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고씨가 제주에 오기 전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아 구입하고 제주에 온 뒤 마트에서 범행도구를 구입한 점, 범행 전 범행 관련 단어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차량을 제주까지 가져와 시신을 싣고 돌아간 점, 범행 현장을 청소한 점, 피해자 시신을 발견하기 어렵도록 훼손해 여러 곳에 유기한 점 등을 계획적 범죄의 근거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피의자가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범행 관련 검색을 하기 시작한 지난달 10일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현장의 혈흔 형태를 분석한 결과 피의자가 3회 이상 피해자를 찌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방어흔은 있지만 공격흔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가 의식이 또렷하지 않아 공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추측되며, 혈흔 높이도 피해자가 도망가는 듯한 형태여서 수면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공범 없이 고씨가 혼자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시간대 피의자의 휴대전화 사용내역을 비롯해 피의자가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점을 비롯해 체포 시까지 동행인이 없었고 여객선 내에서 혼자 시신 일부를 유기한 장면이 확인된 점 등으로 볼 때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범행동기는 가정사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다. 고씨의 정신질환은 확인되지 않고 있았다.
한편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넘긴 뒤에도 남은 피해자 시신을 수습하고 검찰과 협력해 증거를 보강하는 등 범행을 명확히 밝히는 데 전력할 계획이다.
[제주 = 홍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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