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삼복더위에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삼계탕 가격이 해가 갈수록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 부담을 키우고 있다.
1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T 식당은 최근 성수기를 앞두고 삼계탕 가격을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했다.
2009년 이 식당의 삼계탕 가격이 1만3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사이 5000원이 올랐다.
T 식당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오찬 모임을 가졌던 장소로도 유명한 곳으로, 서울 시내 삼계탕 식당 중 비싼 축에 속한다.
꼭 T식당이 아니더라도 서울 중구에 위치한 K식당이나 광화문에 위치한 식당에서의 삼계탕 한 그릇의 가격은 각각 1만6000원과 1만5000원이다. 강남 지역에서도 잣 삼계탕과 녹두 삼계탕 등 기본 삼계탕 주문시 1만6000원을 내야한다.
서울 시내 삼계탕 맛집들은 대체로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대에 기본 삼계탕 가격이 형성돼 있다. 불과 2~3년 사이 1만원대 초반이었던 삼계탕의 기본 가격이 1만5000원을 넘기게 된 것. 여기에 일종의 프리미엄 삼계탕이라고 불리는 전복 삼계탕과 산삼 삼계탕은 그릇당 2만원을 넘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키운다.
육계협회에 따르면 삼계탕용으로 많이 쓰이는 삼계 45~55호의 생닭 가격(10인 기준)은 238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 가격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물론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의 가격에는 각종 부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생닭 가격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최근 부쩍 더워진 날씨 속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2만원에 육박한 삼계탕 가격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직장인 백모(37)씨는 "삼계탕이 서민 음식이라는 것은 정말 옛말 같다"며 "한 명이 사 먹기에도 부담스러워 직장 동료들을 사줘야 하거나 할 때는 다른 음식을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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