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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박 매니저 7억 갈취→`비운의 천재` 새출발 다짐 [툭-tv MBC스페셜]
입력 2019-06-11 07:17  | 수정 2019-06-11 09:2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도박중독 매니저에 사기를 당한 안타까운 상황이 공개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MBC 스페셜'에서는 ‘천재 유진박 사건보고서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제작진은 "코미디를 상상했는데 눈물나는 감동의 순간을 담을 때가 있는 것처럼 휴먼 다큐를 만들고 싶었던 우리에게 배신과 반전의 추리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라며 운을 뗐다.
유진박이 또 다시 사기를 당한 사실이 공개된 것. 유진박을 발굴하고 전성기 시절 3년간 매니저를 한 K씨가 유진박의 재산에 손을 댔다. 유진박은 매니저 K씨와 3년간 일을 한 뒤 만난 다른 매니저에게 감금, 폭행 등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해당 사건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유진박이 다시 K씨와 만나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K씨에게도 사기를 당했다.

유진박은 지난 1998년부터 조울증을 앓고 있었다. 어머니가 유진박의 모든 것을 케어했었고 전문가들은 유진박이 의존적으로 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박은 "제 조울증이 창피하다. 가끔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K씨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것은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역대 매니저 중에 제일 나쁜 놈이다. 다른 놈들은 가둬놓고 때리고 했지만 돈과 재산에는 손을 안 댔다. 어머니에게 상속 받은 땅이 있었는데 매니저가 모르게 팔아치웠다. 지금 돈이 하나도 없다. 매니저가 자꾸 돈을 빌려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도박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유진이가 앵벌이를 하고 있다. 유진이를 앵벌이 시켜서 그 돈으로 매니저가 자기 도박한다. 이건 100%, 150%”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팬들 역시 K씨를 의심하며 "돈, 뉴저지 집, 유진박이 엄마하고 살았던 집 다 어디 갔나. 어머니는 생전 알뜰하게 모은 돈을 모두 부동산에 투자했다. 너무 궁금하다 그 많은 돈이 어디 갔는지"라고 말했다.
제작진의 확인 결과 K씨는 유진박의 이름으로 돈을 빌리고 유진박의 제주도 땅 2천여평을 3억 2천만원에 넘겼다. 시가 5억원 가량의 땅을 유진박 없이 대리인 서류만으로 팔아버린 것. K씨는 땅 판매 대금과 집 보증금 등 유진박의 재산을 총 7억원 가량을 빼돌렸다.
제작진은 유진박에 제주도 땅에 대해 물었으나 "제주도에 재산 없었을 거다. 제주에 살아 본 적이 없었다”라며 잘 모르는 눈치였다. 또 K씨가 재산을 판 사실을 아는지 묻자 "만약 그분이 그런 일을 했다면 제 이모랑 얘기했을 것"이라며 "저를 기만할 분이 아니다. 그 분을 믿는다. 그는 정직한 분"이라며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모는 유진박에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유진박은 충격을 받았다. K씨는 순순히 유진박의 재산을 유용한 사실을 인정하며 "이모님하고 통화하고 정리되는 내용을 제작진에게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유진박의 어머니의 생전 지인의 도움으로 거처를 마련했고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유진박에게는 K씨 때문에 체납된 세금 1억 3천만원을 비롯해 가압류된 통장 등 문제가 산재해 있었다. 유진박은 "저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는 게 문제다. 헷갈린다. 똑같은 일이 또 반복되는 느낌"이라며 자책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뮤지션이고 뮤지션이라면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아야 한다. 자신 있다. 새로운 마음 갖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유진박이 일련의 사건을 알기 전 서울특별시 장애인 인권센터를 찾아 상담했고 지난달 23일 장애인 인권센터는 유진박을 대신해 K씨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한편, 유진박은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한 뒤 1990년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큰 사랑을 받았다.
ksy70111@mkinternet.com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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