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식 팔고 직접투자 줄여…韓경제 긍정평가와는 거리
입력 2019-06-10 17:47  | 수정 2019-06-10 19:50
◆ 외국인 채권보유 사상최대 ◆
외국인 자금의 한국 투자는 유독 채권에만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주식투자 규모가 모두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유독 채권에만 매수가 몰리는 것은 한국 투자에 있어 안전 지향적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까지 최근 한 달간 코스피에서 총 2조6120억원을 매도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화웨이 제재 등 비관세 영역으로까지 비화하면서 신흥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것이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말 MSCI 신흥국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줄어든 것도 외국인 대량 매도를 유발했다. 외국인은 MSCI 신흥국지수 조정이 이뤄지던 28일과 29일 양일간 코스피에서 1조10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같은 외국인 매도세에 지난 한 달간 코스피는 7% 이상 하락했다.
미·중 협상이 여전히 표류하는 가운데 4월 경상수지마저 적자에 빠지면서 외국인 대거 이탈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 펀더멘털을 뒷받침하던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전환하면서 추가 이탈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원화 약세도 자본 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외국인 직접투자액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7% 감소한 31억7000만달러(신고 기준)를 기록했다. 2012년 1분기(23억500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13.6%)부터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실제로 투자 도착 기준으로는 15.9% 감소한 26억2000만달러에 머물렀다. 2015년 200억달러를 넘어섰던 FDI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27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올 들어 1분기 투자금액이 급감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주식·채권과 같이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간접투자와 달리 한국 기업에 출자해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기술을 제휴하는 형태다. 해외 직접투자를 받아들이는 국가의 투자 여건과 법·제도 등 규제가 크게 작용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물기업에 직접투자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메리트가 낮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대두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맞물려 외국인의 채권(국공채) 매수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최희석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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