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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벨트레 등번호 29번 영구결번 지정 [현장스케치]
입력 2019-06-09 10:11  | 수정 2019-06-09 12:06
텍사스 레인저스가 벨트레의 29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사진(美 알링턴)=ⓒ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아드리안 벨트레의 등번호 29번이 역사에 남았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은 9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념행사에서 벨트레의 29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레인저스는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파크 좌측 외야에 그의 이름과 등번호 29번이 새겨진 기념판을 공개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전체 영구결번인 재키 로빈슨(42번)을 비롯해 놀란 라이언(34번) 조니 오테스(26번) 이반 로드리게스(7번)에 이어 레인저스 역사상 다섯 번째로 영구 결번의 주인이 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벨트레와 인연이 있는 기념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벨트레의 가족들과 J.D. 다니엘스 레인저스 단장을 비롯해 구단 해설가인 에릭 네이델, 텍사스 시절 팀 동료 데이빗 머피, 마이클 영 등이 자리를 빛냈다. 그의 등번호 29번을 앞서 달았던 스티브 푸컬트, 훌리오 버본도 자리했다.
멀리서 특별한 손님도 찾아왔다.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함께한 동료 라울 이바네즈가 찾아왔고, 1998년 여름 다저스 임시 단장 자격으로 신인 벨트레를 처음 빅리그에 콜업했던 토미 라소다 다저스 고문이 불편한 걸음에도 행사장을 찾아왔다.
자리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영상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전한 이들도 있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알버트 푸홀스, 페드로 마르티네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조지 브렛, 데릭 지터, 치퍼 존스, 데이빗 오티즈가 축하 인사를 전했다. 특히 명예의 전당 멤버인 브렛과 존스는 "쿠퍼스타운에서 보자"며 그의 명예의 전당 입성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레인저스 선수단은 벨트레의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가운을 선물했다. 선수단을 대표해 선물을 전한 엘비스 앤드루스는 둘이 함께 뛰던 시절 그랬듯 벨트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장난을 쳤다. 벨트레는 가운을 팽개치며 신경질을 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벨트레는 메이저리그에서 21시즌동안 2933경기에 출전, 타율 0.286 출루율 0.339 장타율 0.480 3166안타 477홈런 1707타점을 기록했다. 올스타 4회, 골드글러브 5회, 실버슬러거 4회 경력에 빛나는 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전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성과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모든 것이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야구팬으로 자라왔고, 야구를 사랑하는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왔다. 이후 미국에 와서 계약했을 때는 그냥 괜찮은 야구선수만 돼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힘든 경쟁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빅리그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력뿐만 아니라 운도 필요하고, 시기와 장소도 맞아 떨어져야 한다. 내 재능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고 믿어준 사람들 덕분에 내가 지금같은 경력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절대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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