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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만에 4강 이끈 ‘슛돌이’ 이강인, 韓축구 차세대 에이스 입증 [대한민국 세네갈]
입력 2019-06-09 09:23  | 수정 2019-06-09 09:24
"슛돌이" 이강인이 펄펄 날며 한국 U20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슛돌이 이강인(18·발렌시아)이 차세대 에이스입을 입증했다. 36년 만에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세계 4강 진출의 중심에는 U20 대표팀의 막내 이강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의 비엘스코 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3-3으로 비긴 뒤 이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36년 만에 4강이다. 한국 축구는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해, 붉은 악마라는 별명을 얻으며 대회 돌풍의 팀이 됐다.
이강인의 왼발이 빛을 발했다. 오세훈(아산)과 전세진(수원)을 보좌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1골 2도움을 올렸다.
이날 한국의 세 골은 모두 이강인과 연관이 있었다. 0-1로 뒤지던 후반 15분 세네갈 수비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격에 참가한 이지솔을 밀어넘어뜨렸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를 이강인이 정확히 밀어넣어 골을 만들었다. 이강인의 FIFA주관 대회 첫골이기도 했다. 또 1-2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에서는 절묘한 코너킥으로 포스트로 쇄도하던 이지솔(대전)의 머리에 택배를 보내며, 도움을 올렸다.
연장 전반에는 앞으로 돌파하는 조영욱을 보고 침투 패스를 찔렀다. 수비 두 명이 있었지만 패스 줄기가 절묘했다. 조영욱이 이를 받아 한국의 세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강인은 연장 전반 막판 김주성(서울)과 바통 터치를 하고 벤치로 돌아갔다. 그래서 승부차기에 키커로 나서진 못했지만 분명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이강인의 별명은 슛돌이다. 과거 5~6세 무렵 KBS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얼굴을 알리며 스페인으로 건너가 발렌시아에서 성장하며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고, 무럭무럭 자랐다. 지난해 10월31일 에브로와의 2018-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1차전을 통해 1군 무대에 데뷔했고, 발렌시아와 정식 1군 계약을 맺으면서 이제 본격적인 성인 레벨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발탁되는 등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두 살 많은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중원을 이끄는 핵심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경기 후 이강인은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는데 기쁘다. 내가 잘할 수 있던 건 형들이 옆에서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의젓하게 공을 형들에게 돌렸다. 대표팀 막내지만, 막내형이라는 별명에서 엿볼 수 있듯, 이강인은 대표팀을 이끄는 리더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임을 이번 대회에서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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