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교안 '문화융성' 이야기하자 이문열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잘못"
입력 2019-06-08 15:42  | 수정 2019-06-15 16:05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8일 오전 경기도 이천의 소설가 이문열 작가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을 찾았습니다.

대표적 보수 성향 문인인 이 작가는 황 대표 일행과 마주 앉아 지난 보수 정권 동안 벌어진 실책을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이날 오전 부악문원 마당에 도착해 이 작가를 처음으로 만난 황 대표는 "저도 중학교 때는 문학 소년이었다"며 "옛날에 학생들 잡지 중 '학원'이라는 잡지에 응모해 우수상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 작가는 "저는 그때 작가가 아니라서 그런 것을 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제 또래에도 (그런 사례가) 많이 있었다"며 화답했습니다.


이들은 이후 방으로 들어가 이 작가가 직접 끓여온 용정차를 앞에 두고 50분가량 비공개 차담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 기조였던 '문화융성'이 좋았다고 말하자 이 작가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쓴소리를 내놓았습니다.

이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자체가 잘못이지만 문재인을 지지했다고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런 것이 어디 있느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 지나치게 기울어진 문화진지를 바로잡는 노력을 그간 했지만, 서툴러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 자기들만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황 대표도 당사자였으니 시행착오 같은 느낌이 드셨을 것"이라면서 "내가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대로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작가는 이와 함께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현충원에 안장된 사실을 언급하며 부적절하지 않으냐고 언급했습니다.

또 황 비서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던 중 이른바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국내 정치인들에 대해 알게 됐다며 이름을 거론했습니다.

황 대표는 이 작가의 말에 대해 별다른 대답 없이 듣기만 했다고 이 작가는 설명했습니다. 이 작가는 "이런 대화가 낯설었던 모양"이라고 전했습니다.

황 대표는 차담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진정한 보수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난 10년, 9년의 보수정치에 있어서 아쉬웠던 점을 말씀하셨고 다 귀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가 국정을 책임진 자리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 부족한 점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좀 그렇지만,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아쉬웠다, 그런 말씀이 있었고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황 대표의 7∼8일 경기도 민생투어 일정과 맞물려 성사된 이번 만남은 이 작가의 오랜 친구인 박명재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습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삼국지 등의 저서로 유명한 이 작가는 2004년 제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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