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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닥터 프리즈너` 김정난 "신스틸러? 진심 담으려 노력"
입력 2019-06-08 08:01 
김정난은 `닥터 프리즈너`의 오정희 캐릭터가 도전이고 실험이었다고 말했다. 제공|케이스타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신스틸러라는 말이 이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드라마의 재미를 살리는 배우 김정난(48)을 만났다.
김정난은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 연출 황인혁 송민엽)에서 여대생 살인교사 혐의로 수감 중인 재벌가 사모님이지만, 타고난 성정은 바른 오정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첫 회부터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검사 정현식(장현성 분)과 러브라인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상반기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 ‘SKY캐슬에서 초반 시청자 유입에 큰 몫을 하며 호평을 받은 김정난은 ‘닥터 프리즈너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SKY캐슬과 ‘닥터 프리즈너까지 열일한 김정난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쉴 시간도 있었고 체력적으로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SKY캐슬 당시에는 연극 ‘진실X거짓을 병행하느라 힘들기도 했다고. 김정난은 둘 다 잘 해내야 하는데 미치겠더라. 둘 다 안되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죽을 힘을 다해서 했다”며 공연하거나 일할 때는 엄청 먹는 편”이라며 일할 때는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 5끼를 먹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SKY캐슬과 ‘닥터 프리즈너에서 김정난은 초반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덕분에 ‘개국공신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김정난은 반향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대본을 받고 너무 하고 싶어서 그 설렘으로 가슴이 뛰었다. 빨리 이걸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그런 캐릭터를 오래 기다렸다. 빨리 연기해서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연기할 때는 순간순간 오는 감정에 충실하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확실히 연기는 진심이 담겨야 하는 것 같다. 그래야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SKY캐슬 염정아 김서형,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김병철 최원영 등 연기 잘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김정난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으니까 같은 배우로서 연기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동생들이 커리어가 쌓여서 깊이 있는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김)서형에게도 문자를 보내 ‘죽인다고 했다. 그렇게 격려하면서 서로 칭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내년이면 연기인생 30년을 맞는 김정난은 김은숙 작가의 `신사의 품격`을 통해 중요한건 분량이 아님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제공|케이스타엔터테인먼트

김정난은 오정희 캐릭터가 스스로에게도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는 소재가 정말 신선하고 좋았다. 이런 장르물을 도전해보고 싶었다. 오정희 캐릭터는 정보가 없었다. 사람들 시선을 붙잡기 위해 1회 쓰고 버리는 캐릭터가 되면 안 되지 않나. 어떻게 색을 입힐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기에 김정난은 ‘닥터 프리즈너 제작진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틀을 잡아갔다. 오정희의 전사를 생각하고, 감옥 소재의 작품들을 보면서 김정난표 오정희를 만들어간 것. 김정난은 오정희에 대해 돈도 권력도 있지만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캐릭터를 상상했고, 재미난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 내게도 도전이고 실험이었다. 시청자들이 이런 캐릭터를 사랑해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걱정과 달리 김정난은 오정희를 맡아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극 중에서 장현성과 러브라인을 그려내며 극의 활력소가 된 것. 김정난은 과거 장현성과 부부 연기를 한 적이 있다. 오랜만에 현장에서 만났다. 서로 주고받는 대사에서 애드리브도 많이 나왔다”며 극중에서 ‘자기가 왜 그게 궁금해?라는 대사를 애드리브로 한 적 있는데, 그 이후로 러브 모드가 됐다. 우리나라 드라마 현장이 단점도 있지만, 촬영하면서 배우들의 케미에 따라 새롭게 창조되는 재미가 있다. 이 드라마가 그랬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적은 분량과 상관없이 강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김정난은 신스틸러로서 노하우를 묻자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한두 신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압박감도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번을 나와도 그 신 안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집중하고 해석하고 노력한다. 여러 가지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그렇게 만들어낸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거다. 진심이 통하면 관객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준다”고 강조했다.
내년에 연기 인생 30년이라는 김정난은 나도 분량이 줄어들 때 쉽지 않더라. 주인공만 하다가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말은 쉽지만, 심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도 시대의 흐름이 바뀌면서 관객들이 실력에 봐준다. 예전에는 주인공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됐는데, 이제는 주변 인물들에게도 관심을 준다. 그래서 내가 맡은 캐릭터에 책임감과 애정을 갖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은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신사의 품격(2012)이었다. 김정난은 ‘신사의 품격 대본을 받았을 때 한 회에 거의 두신 정도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꽂히더라. 그것도 운명이다. 눈만 감아도 대사가 아른거리고, 내가 연기하는 모습이 자꾸 생각나더라. 캐릭터에 반한 거다. 그때 박민숙도 분량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걸 보면서 분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정난은 지금은 신이 많으면 부담스럽다. 너무 힘들 것 같다. 농담 삼아 그런 이야기도 하고 그런다”며 웃음을 터트렸다.(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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