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오피스거래 봇물, 지금이 기회"…서울 서남권 빌딩 속속 매물로
입력 2019-06-07 18:02  | 수정 2019-06-07 19:45
신도림 디큐브시티, 영등포 타임스퀘어, 문래동 영시티 등 서울 서남권 일대 대형 오피스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남이나 종로 같은 서울 최핵심지 오피스 빌딩들이 속속 팔려나가자 이제는 중심부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난 부도심 지역에서도 오피스 매물이 나오는 것이다. 서울 지역 오피스가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활발해지자 차익 실현을 위한 매각 적기로 판단한 기존 소유주(투자자)들이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은 신도림 디큐브시티 오피스(호텔·백화점 등 상업시설 제외)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최근 배포했다. 조만간 매각주관사가 선정되면 투자설명서(IM) 발송, 공개입찰 등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구로구 경인로 662에 위치한 신도림 디큐브시티는 대성산업이 자체 시행·시공으로 2011년 완공한 연면적 4만2389㎡의 대규모 복합단지다. 제이알투자운용은 2013년 대성산업이 재무구조 개선 일환으로 매물로 내놓은 디큐브시티 오피스를 리츠를 통해 매입했다. 당시 인수금액은 1561억원이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재 매각 가능한 가격이 인수 당시의 2배 금액인 3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대성산업이 보유했을 당시 리테일 시설 운용 미숙으로 손실이 상당했지만, 현재 상가 운영이 정상화되면서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제이알투자운용은 지난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추진해 KB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KB자산운용이 연내 자금 조달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협상이 막판 결렬돼 이번에 재매각에 나섰다. 디큐브시티 오피스 대주단(채권단)에는 국민연금, 신한은행 등이 포함돼 있어 이번 매각 성공 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다.
제이알투자운용 관계자는 "최근 다시 디큐브시티 오피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는다"면서 "현재 주관사 선정을 진행 중인 상태로 매각금액 등 세부적인 사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디큐브시티 오피스 외에도 서남권 주요 대형 오피스들이 최근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는 추세다. NH아문디운용은 지난달 말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를 팔기 위해 매각주관사로 존스랑라살르(JLL)를 선정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2009년 섬유업체 경방이 서울 서남부 상권을 타깃으로 설립한 복합쇼핑몰이다. 설립 이후 영등포를 대표하는 복합쇼핑몰로 자리 잡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쇼핑몰, 호텔 외에 오피스 A·B동이 있다. 이번 매각은 펀드 만기 도래에 따른 투자금 회수로, 딜 매각 규모는 약 27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스타스자산운용도 문래동 '영시티' 빌딩을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0월 준공한 영시티는 연면적 9만9140㎡,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로, 문래동 일대 처음 들어선 프라임 빌딩(건축 연면적 3만3000㎡ 이상·서울 기준)이다. 현재 이곳에는 게임 품질관리 분야 국내 1위 기업인 아이지에스(IGS)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티유브이라인란드코리아(TUV Rheinland) 등이 입주해 있다.

비슷한 시기에 대형오피스 매물이 잇달아 나오는 이유는 최근 서울 오피스 빌딩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매각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오피스 거래액은 지난해 11조326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중구 '스테이트 타워남산'과 '서울스퀘어' 같은 굵직한 매물이 소화되면서 올해 1분기 서울·분당권역에서만 총 20건, 1조9000억원 규모의 오피스 빌딩 거래가 이뤄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식이나 채권 투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오피스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서남권 대형 오피스들은 입지와 규모 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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