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회계감사로 올해 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이 속출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아 거래가 정지된 것에 대해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소액주주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받겠다는 것이다.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더라도 1년간 상장폐지가 유예되는 개선안이 시행되면서 상장사들이 상장폐지 위기에선 한숨을 돌린 모양새지만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한 책임 추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와이디온라인과 화진, EMW, 피앤텔 등 9개사는 올해 비적정 감사 의견으로 주권 매매거래가 중지된 이후 경영권 분쟁 소송에 직면했다. 주주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경영진의 부실 회계에 대한 책임 추궁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화진은 대표이사가 직무정지에 들어갔고 라이트론과 지와이커머스, 컨버즈는 거래정지 이후 대표이사가 사임하거나 해임됐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역시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파티게임즈 소액주주 175명은 회사 측에 92억2192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모다의 소액주주 100여 명 역시 법원에 회사의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김광중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파티게임즈와 모다는 감사 의견 거절이 원인이 됐고, 지난해에는 정리매매까지 들어가면서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한 상황"이라며 "과거 시민운동 차원에서 전개됐던 소액주주 운동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입은 피해를 회복하자는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진상폐 저지라든가 회계장부 열람 요청, 비상장 종목에 대한 주주대표 소송 등으로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소송이 제기된 상장사 외에 다른 상장사 소액주주들도 세를 규합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경영진을 교체하고, 회계감사와 상장폐지 사유 발생 과정에서 경영진 과실이 입증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크로바하이텍 소액주주들은 이번 거래정지를 계기로 소액주주 260여 명(네이버 카페 기준)을 모았다. 이들은 최근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호철 크로바하이텍 주주연대 대표(53)는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회사를 감시하고 정상화시켜 주권의 거래 재개가 가능하게 하려고 한다"며 "거래 재개가 소액주주들의 최우선 과제이고, 경영진이 회사 자산을 매각하거나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들려는 시도를 감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크로바하이텍은 전기전자 부품 제조 전문업체다. LED, LCD TV 모니터, 아몰레드 등 디스플레이와 저장매체 디스크 HDD, 전장 자동차(전기차 포함) 관련 산업의 전자 핵심 부품을 개발·제조한다. LG이노텍,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을 거래처로 두고 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주당 6000원 선에 거래되던 주가는 올 들어 1000원 선으로 추락하더니 회계감사 비적정 의견을 받고 3월 15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코스닥 상장사 포스링크 소액주주들은 청와대 청원까지 나섰다. 포스링크 주주 A씨는 "현 대주주가 인수 후 회삿돈을 타 법인 주식 취득 담보 제공으로 썼는데 사용처가 불명확해 감사인이 의견을 거절한 듯하다"며 "횡령·배임으로 인한 거래정지 후 감사 거절로 상폐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주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에서 나서서 철저히 조사한 후 해결을 부탁드린다"고 토로했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한 회계감사 후폭풍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다. 2018년 결산 기준 감사의견 관련 상장폐지 발생 기업은 총 32곳(코스피 4곳·코스닥 28곳)으로 지난해 20곳 대비 60% 급증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더라도 1년간 상장폐지가 유예되는 개선안이 시행되면서 상장사들이 상장폐지 위기에선 한숨을 돌린 모양새지만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한 책임 추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와이디온라인과 화진, EMW, 피앤텔 등 9개사는 올해 비적정 감사 의견으로 주권 매매거래가 중지된 이후 경영권 분쟁 소송에 직면했다. 주주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경영진의 부실 회계에 대한 책임 추궁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화진은 대표이사가 직무정지에 들어갔고 라이트론과 지와이커머스, 컨버즈는 거래정지 이후 대표이사가 사임하거나 해임됐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역시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파티게임즈 소액주주 175명은 회사 측에 92억2192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모다의 소액주주 100여 명 역시 법원에 회사의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김광중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파티게임즈와 모다는 감사 의견 거절이 원인이 됐고, 지난해에는 정리매매까지 들어가면서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한 상황"이라며 "과거 시민운동 차원에서 전개됐던 소액주주 운동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입은 피해를 회복하자는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진상폐 저지라든가 회계장부 열람 요청, 비상장 종목에 대한 주주대표 소송 등으로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소송이 제기된 상장사 외에 다른 상장사 소액주주들도 세를 규합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경영진을 교체하고, 회계감사와 상장폐지 사유 발생 과정에서 경영진 과실이 입증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크로바하이텍 소액주주들은 이번 거래정지를 계기로 소액주주 260여 명(네이버 카페 기준)을 모았다. 이들은 최근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호철 크로바하이텍 주주연대 대표(53)는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회사를 감시하고 정상화시켜 주권의 거래 재개가 가능하게 하려고 한다"며 "거래 재개가 소액주주들의 최우선 과제이고, 경영진이 회사 자산을 매각하거나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들려는 시도를 감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크로바하이텍은 전기전자 부품 제조 전문업체다. LED, LCD TV 모니터, 아몰레드 등 디스플레이와 저장매체 디스크 HDD, 전장 자동차(전기차 포함) 관련 산업의 전자 핵심 부품을 개발·제조한다. LG이노텍,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을 거래처로 두고 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주당 6000원 선에 거래되던 주가는 올 들어 1000원 선으로 추락하더니 회계감사 비적정 의견을 받고 3월 15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코스닥 상장사 포스링크 소액주주들은 청와대 청원까지 나섰다. 포스링크 주주 A씨는 "현 대주주가 인수 후 회삿돈을 타 법인 주식 취득 담보 제공으로 썼는데 사용처가 불명확해 감사인이 의견을 거절한 듯하다"며 "횡령·배임으로 인한 거래정지 후 감사 거절로 상폐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주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에서 나서서 철저히 조사한 후 해결을 부탁드린다"고 토로했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한 회계감사 후폭풍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다. 2018년 결산 기준 감사의견 관련 상장폐지 발생 기업은 총 32곳(코스피 4곳·코스닥 28곳)으로 지난해 20곳 대비 60% 급증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