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씨(32세)는 최근 주거래은행을 통해 처음으로 마이너스통장을 신청하려고 알아보니 제출해야하는 서류가 적지않다는 것을 알게됐다. 특히 재직증명서와 원천징수영수증(또는 급여명세서)의 경우 회사에 신청서를 내 결까지받아야해 망설이던 찰나, 옆자리 동료로부터 귀가 번뜩일만한 정보를 얻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에 대출을 신청한 동료는 그런 번거로운 절차를 건너뛰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사용자이기도 했던 이씨는 바로 스마트폰 앱을 열고 금리와 한도조회를 한뒤 공인인증서를 통해 정보이용동의를 거쳐 곧바로 대출신청까지 한번에 마무리했다.
◆정보동의하면 전자문서 형태로 발급해 제출까지 한번에
이씨가 이렇게 쉽게 대출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가 바로 '플라이하이'(FlyHigh)다. 이 회사의 '옴니독'(OmniDoc) 서비스는 사용자 정보동의를 거쳐 정부기관 등의 발급 민원 증명서를 스마트폰에서 전자문서 형태로 발급받아 은행 등 제출을 요구하는 기관에 자동으로 제출한다.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단계 안내. 2번 단계에서 플라이하이의 옴니독 서비스가 적용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발급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옴니독 초기 버전에서는 신청 후 증명서 발급까지 15~17초가 걸렸지만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거듭해 현재는 4~5초 정도면 요청한 문서가 발급된다.실제 이 회사의 '옴니독'과 유사한 서비스인 '옴니리얼'(OmniReal)로 실제 걸리는 시간을 직접 확인해봤다. 옴니리얼은 법인등기부등본과 부동산 등기부등본, 차량등록원부의 발급 신청과 신청문서에 대한 진위확인을 함께 제공하는 등기문서 유통 플랫폼이다. 지번 주소 등을 넣고 검색하자 정말 5초만에 등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기영 플라이하이 대표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핀테크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인공지능,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 전반에 걸쳐 선행되어야 할 과제"라며 "플라이하이는 하이퍼스크래핑 기술기반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보안을 통해 세상을 편리하게 하겠다"
이렇게 최근 금융업계 보안을 주름잡는 스타트업인 플라이하이의 업역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지불결제, 암호인증 분야의 솔루션과 서비스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카카오뱅크의 인증시스템을 고안하고 책임진 업체다.
후지쯔 연구원, 한컴시큐어(소프트포럼) 연구소장, 이니텍 개발본부장을 거져 안랩 융합제품개발실장을 역임한 김 대표가 플라이하이 호(號)의 키를 잡고 있다. 김 대표가 정의하는 플라이하이는 '보안을 통해 세상을 편리하게 하는 회사'다.
2015년 4월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모바일 문서조회·발급서비스 등에 필수인 인증과 보안, 지급결제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 2017년 KB스타터스로 선정된 바 있다. KB금융그룹과도 관련 프로젝트 협업을 진행해 지난 4월 'KB금융그룹 첫 10-1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0건 이상의 제휴와 10억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달성한 결과다.
성장세는 좀 놀랍다. 설립 4년만인 작년 매출액이 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것. 얼마 전에는 핀테크기업인 '티엠엑스코리아'와 합병, 통합 합병법인 기점으로 단순 산술로 추정한 지난해 매출액은 33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리고 올해 목표 영업이익은 20억원이다.
[사진 = 이미연기자]
김 대표는 "개인정보와 재산이 다뤄지는 서비스들의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다. 플라이하이는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암호인증제품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뱅킹, 보험, 대출, 부동산, 증권, 스마트카, 지급결제 시장에서 인증, 등급평가, 가치산정, 사실확인 등의 절차를 보안상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게 디지털로 제공하고 싶다면 플라이하이를 만나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사악한 채용시험? 제대로 아는 사람 뽑는 것 뿐"
현재도 국내 금융사들에 해당 서비스 제공의 문을 넓혀가고 있는 플라이하이가 바라보는 또다른 시장은 바로 '해외'다. 올해 1분기에 태국, 말레이시아에 해외시장 개척단을 파견하고 핀테크 분야 잠재고객들과의 수출상담을 진행했으며 베트남지역은 월 1회 이상 임원급이 방문해 시장조사와 함께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해외 사업은 리스크가 크고 오랜 기간 준비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그는 "따라서 단계적인 시장 접근전략을 수립해 1차로 대기업과 협업을 통한 베트남 진출, 2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의 금융기관 클라이언트 확보, 3차로 동남아 현지의 핀테크 서비스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플라이하이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채용이다. 유명 대학 대학원생도 플라이하이의 문턱을 넘지 못해 '채용시험이 사악(?)하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이런 악명(?)처럼 채용시험이 높은 수준의 지식이나 방대한 양의 지식 소유 여부를 묻는 난제가 아니라는 김 플라이하이 대표의 설명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많이 아는 사람보다 한가지라도 제대로 알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인지, 많이 가르쳐주면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할 뿐"이라며 "실제 다른 여러 회사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친구는 (이런 기본 소양이 확인돼) 쉽게 합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물, 성별, 출신지, 학력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눈앞에 벽돌과 시멘트가 놓인다면 어떤 집을 짓고 싶은지, 혹은 왜 벽돌로 집을 짓고 싶은지 등 사물이나 사안에 대한 충분한 호기심을 보이는 인재라면 플라이하이의 시험은 쉽게 풀수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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