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국내 첫 여성병원 역사속으로…제일병원 용지에 부동산 개발
입력 2019-06-05 22:54  | 수정 2019-06-07 17:09
국내 1호 여성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이 파빌리온자산운용(옛 아시아자산운용)에 매각된다. 이에 따라 서울 중구 묵정동 제일병원 용지에는 부동산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간사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진행한 제일병원 용지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자가 없었다. 이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은 채권단 동의를 거쳐 우선매수권자인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파빌리온자산운용과 우선매수권자계약(스토킹호스)을 맺고 진행 중이다. 스토킹호스란 공개입찰 전 인수의향자를 수의계약으로 미리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후 실시한 공개입찰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해당 인수의향자에게 매수권을 부여한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제일병원이 있는 서울시 중구 묵정동 1-17 외 11개 필지와 제일병원 여성암센터 등 9개 건물을 약 13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부동산 인수 후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제일병원 용지와 건물을 대상으로 부동산 개발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병원 자산총액은 1258억원이며 대출금과 미지급 급여, 회생 채권 등 채무 규모는 1336억원 수준이다.

제일병원 매각으로 '국내 첫 여성병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국민에게 자녀 출산이라는 기쁨을 안겨줬던 아름다운 추억도 곧 사라지게 됐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 삼성가 3~4세가 이곳에서 태어났고 배우 이영애, 고현정 등 유명 연예인이 이 병원에서 출산했다.
1963년 12월 문을 연 제일병원은 개원과 동시에 국내 첫 자궁암 조기진단센터를 열고, 1974년 국내 최초로 산부인과 초음파진단법을 도입하는 등 국내 여성의학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제일병원은 1996년 설립자 이동희 씨의 유언에 따라 삼성의료원에 무상으로 경영권을 넘기면서 삼성제일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고 이동희 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제일병원은 2005년 다시 삼성그룹 계열에서 분리되면서 설립자의 아들 이재곤 씨가 재단 이사장을 맡아 독자적으로 운영에 나섰다. 병원 이름도 삼성제일병원에서 다시 제일병원으로 변경됐고 이때부터 저출산 추세와 함께 무리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병원 경영이 어려워졌다. 새로운 경영진은 낙후된 병원 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하고, 여성의학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막대한 금융권 대출을 받기도 했다.
[이병문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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