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유화학업계, 무역분쟁에 따른 제품간 스프레드 변화에 촉각
입력 2019-06-05 09:50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장기화 등 글로벌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의 상승으로 기초소재 부문의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 값을 뺀 것)가 축소돼 석화 업체 수익성이 약화될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석유화학 회사들의 이익을 고려할 때는, 석유화학제품-원료 간 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회사의 수익성이 증대된다. 미국이 이란과의 긴장상태가 높아짐에 따라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 제품군간의 수익성도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의 원재료인 나프타는 지난해 12월 월평균가로 톤당 482달러선에 거래됐지만 2분기에는 가격이 한때 600선을 상회하기도 했다. 최근 스프레드 수치가 유의미하게 달라지는 시점은 미중 간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지 시작한 작년 1분기부터 스프레드 축소가 나타났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00억달러 규모의 상품에 대한 관세가 부가된 2018년 9월 이전 8개월과 이후 8개월의 스프레드 변화를 살펴보면, 1)업스트림 제품(올레핀, BTX)들의 스프레드 축소 폭이 중간원료(SM) 및 다운스트림 제품(PP, ABS)에 비해 컸고, 2)다운스트림 제품의 스프레드 축소 시점은 업스트림 제품보다 빨랐는데, 해당 기간 업스트림 제품은 올해 4, 5월경에, 그리고 다운스트림 제품은 작년 4분기에 최소 스프레드를 기록했다.
업스트림이란 석유화학 공정의 첫 단계인 나프타 분해를 통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만드는 공정 과정을 뜻한다. 다운스트림은 기초 유분을 다시 분해해 만드는 폴리프로필렌(PP), 스타이렌모노머(SM) 등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업스트림 제품들의 스프레드 축소 폭이 중간원료 및 다운스트림 제품에 비해 큰 것은 다운스트림 제품의 스프레드 축소 시점이 업스트림 제품보다 빨라 스프레드 평균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재 전문연구기관인 코리아PDS의 노원구 연구원은 "대부분 다운스트림 제품의 스프레드는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각종 통상법을 부활시키면서 슈퍼301조, 세이프가드 등을 발동한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는 전방 산업수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됨에 따라 직접적으로 산업과 맞닿아 있는 다운스트림 제품들부터 시장상황 변화에 대한 반응이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가운데, 중국에서는 7월 공산당 창당 70주년, 10월 국경절을 앞두고 미국이 제시한 협상안을 중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즉, 미중 무역분쟁 상황이 하반기내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경기 둔화 역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석유화학 전방 산업활동의 약화 및 원료 수요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및 미국 정부차원의 지원책 등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 약세분위기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분쟁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다운스트림 제품들의 스프레드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업스트림 제품들은 이미 스프레드가 악화된 상태이나 정부차원의 지원책 등 개선요인이 보이지 않는 경우,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 유가 하락이 전망됨에 따라 업스트림 제품 스프레드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다운스트림 제품은 4분기 제조업 성수기 대비 수요가 발생하며 스프레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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