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현병 운전자 고속도로 역주행…3살 어린이·예비신부 등 3명 사망
입력 2019-06-04 16:47  | 수정 2019-06-04 16:57
당진∼대전고속도로 사고 현장 / 사진=한국도로공사 CCTV 화면 캡처

정신질환을 앓는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면서 어린이와 예비신부 등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오늘(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역주행하던 라보 화물차가 마주 오던 포르테 승용차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라보 화물차 운전자 40살 박 모 씨와 박 씨의 3살 아들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또 포르테 승용차 운전자 29살 최 모 씨도 숨졌습니다.


숨진 최 씨는 이달 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인 것으로 확인되었고 최 씨의 승용차에서는 지인에게 나눠줄 청첩장이 대량으로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경남 양산에 거주 중인 박 씨는 오늘 새벽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아들을 자신의 화물차에 태운 최 씨는 오전 3시 34분쯤 경부고속도로 경남 남양산IC로 진입해 오전 7시 15분쯤 당진∼대전고속도로 충남 예산 신양IC 인근까지 정상 운행했습니다.

그러나 7시 16분쯤 무슨 이유에선지 당진 방향으로 정상 운행하던 차를 반대로 돌려 역주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각 경찰 상황실에는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순찰차를 출동시켰지만, 박 씨의 화물차는 고속도로를 19㎞가량 역주행하다가 최 씨의 승용차와 정면충돌했습니다.

앞서 사고 발생 8분 전인 오늘 오전 7시 26분쯤 박 씨의 아내는 남편과 아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박 씨 아내는 경찰에 "남편이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최근 약을 먹지 않아서 위험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박 씨의 화물차가 역주행하다가 정상 주행하던 포르테 승용차와 충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박 씨의 아내로부터 박 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박 씨가 평소에 어떠한 치료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 사고로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은 한동안 극심한 정체를 빚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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