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정상화·당내 혁신위원회 구성·당 윤리위원장 불신임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손학규 대표 측근과 안철수·유승민계 연합 간 설전만 벌인채 어떠한 결론도 내지 못했다. 당은 오는 10일 예정된 의원 연찬회에서 이들 현안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지만,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때에도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원총회에서는 송태호 바른미래당 윤리위원장의 불신임 문제를 두고 손 대표 측과 바른정당 출신간의 공방이 오갔다. 앞서 송 윤리위원장은 노인 폄훼 발언을 한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징계 결정을 내리면서도, 유승민 의원에게 막말을 한 이찬열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하지 않았다.
손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하태경 최고위원이 지난달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를 겨냥해 "가장 지키기 어려운 민주주의가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다. 나이가 들면 그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르신 폄훼발언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도를 넘는 막말"이라면서 "단호하고 가혹하게 일벌백계해야 한다" "윤리위원회에서 특별히 참조해주시기 바란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바른정당 출신 이혜훈 의원은 "하태경 최고위원은 세 번이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며 옹호하는 한편, "이찬열 의원이 윤리위에 제소된 것은 (4월 의총에서) 우리 당 대표까지 지낸 유승민 의원을 향해 '꼭두각시들 데리고 한국당으로 가라'고 한 말이 문제가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혜훈 의원은 "윤리위원장으로 모시고 오신 분이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 사조직이라고 불리는 곳의 우두머리(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이라고 문제삼았다.
바른미래당은 2시간40여분간의 의총에서 윤리위원장 불신임과 '정병국 혁신위 구성' 등에 대해 격론을 벌였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의총 직후 김수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리위원장 불신임과 관련해서는 당헌·당규 상 최고위 과반이 요청할 경우, 대표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손학규 대표가 법적 검토를 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청년최고위원으로서 오신환 원내대표, 하태경·이준석·권은희(19대 의원) 최고위원과 함께 손 대표에 대해 '정병국 전권 혁신위안(案)' 수용과 '송태호 윤리위원장 불신임'을 요구한 '쇄신파 지도부 5인' 중 한명이다.
김 대변인은 또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다음주(10일) 의원 연찬회에서 조금 더 추가적인 의원들 간의 합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다수 의원들이 혁신위 시급성·필요성에 공감했고, 손학규 대표도 혁신위원장 인사에 외부인사안, 정병국 의원안을 같이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손 대표는 혁신위는 지도부 퇴진을 전제하지 않는 조건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이날 의총에서는 외부인사 혁신위원장 후보로 특정인물이 거론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총에는 원내에서는 오신환 이동섭 채이배 정병국 유승민 이혜훈 하태경 유의동 지상욱 정운천 이동섭 권은희 이태규 김수민 신용현 박주선 김동철 이찬열 임재훈 채이배 최도자 의원과 원외에서 손학규 대표, 이준석·권은희(19대 의원)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윤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