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참가신청 평균 경쟁률 18:1인 철원 DMZ 투어 가보니…2km앞에 바로 북한 GP
입력 2019-06-04 15:08 

"드디어 C통문이 열립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남방한계선을 넘고 계십니다."
4일 오전 11시35분.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철원구간 투어가 시작한지 1시간 35분 즈음 됐을 때 드디어 남방한계선(DMZ 아래 철책이 있는 곳)을 굳게 지키고 있는 통문이 열렸다. 이달 1일부터 민간에 개방된 철원구간은 국내 최초로 GP를 일반 시민에게 공개한 곳이다. GP는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과 남방한계선을 지나, 남방한계선과 군사분계선(MDL·일명 휴전선) 사이에 자리 잡은 최전방 초소다.
C통문을 지나 차를 타고 5분 가량 포장된 길을 따라 올라가니 화살머리고지 GP가 눈에 띄였다. 화살머리고지는 1952년 10월 미 2사단 소속 프랑스대대가 중공군과 격전을 벌이며 사수한 곳이다. 해당 GP에 들어서니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유해발굴을 통해 얻은 전쟁유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십여발의 총탄 자국이 있는 수통과 철모, 그리고 주인을 잃은 전투화까지. 67년이 지나도 전투의 참상을 역력히 느낄 수 있었다.
GP 꼭대기로 올라가면 철책 너머로 유해발굴단의 작업을 볼 수 있다. 지난해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 공동유해발굴단 구성에 합의하는 군사합의서가 채택됐지만 북미관계 경색으로 인해 북한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매일 500명의 국군 UN군 등이 유해발굴에 나서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귀띔했다.
유해발굴 현장 너머엔 북한군 GP가 육안으로 보였다. 우리 GP로부터 약 2㎞ 떨어진 곳이다. 그 너머엔 일명 김일성 고지라 불리는 고암산도 눈에 띄었다. 고암산 높은 봉우리는 김일성이 직접 고지에 자리 잡고 군을 독려한 장소다.
철원 구간은 GP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당시 국군9사단이 중공군의 공격을 수차례 격퇴한 장소인 백마고지도 볼 수 있다. 전체 왕복거리는 15㎞에 달하는데 주요 전망대 근처는 도보로 걷고 나머지는 차로 이동한다. 총 3시간 가량 진행되는 철원구간 투어는 화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2번(오전 10시, 오후 2시) 각각 20명씩 내국인 관광객을 받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철원 구간은 경쟁률이 평균 18.5 대 1로 고성 구간(16 대 1)보다 높다. 박형배 행안부 지역균형발전과장은 "오는 2022년까지 DMZ평화의 길 동서횡단 구간 약 501㎞를 연결하고 시군별 거점센터 10개소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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