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증권사들이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점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비대면 계좌개설이 그 중 하나로, 주식거래수수료 면제 등 특전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지만 일각에서는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다이렉트 비대면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하는 '이번 생은 평생 무료' 행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8월 30일까지 다이렉트 계좌를 개설한 뒤 국내 또는 해외 주식을 1주 이상 거래한 신규 고객은 평생 수수료가 무료화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28일까지 생애 최초 비대면 계좌개설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주식거래 수수료를 5년간 면제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30일까지 스마트폰 어플 '한국투자 주식'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하거나, 뱅키스 다이렉트를 통해 방문 계좌개설을 신청하고 HTS·MTS·홈페이지로 국내 주식을 거래하면 수수료 평생 무료 혜택이 자동 적용된다(유관기관 제비용 제외).
또 하나금융투자는 다음달 2일까지 하나금융그룹 금융 플랫폼 '하나멤버스'를 통해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면 배달 어플리케이션 '요기요' 쿠폰 1만2000원과 하나멤버스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인 '하나머니' 1000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증권사 내부에서도 이벤트에 따른 신규고객 유입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많은 증권사들이 신규고객 창출을 위해 이런 이벤트를 하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 유입된 고객이 파생적으로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등 부차적인 효과를 기대하지만 수익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이 같은 마케팅 경쟁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제 살 깎아 먹기'가 되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비대면 채널이라는 플랫폼 선점을 위한 경쟁"이라며 "고객들이 하나의 플랫폼에 익숙해지면 좀처럼 다른 곳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입장에서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이 비용이 드는 주식거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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