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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SK의 이례적 파격 선택, 무리수 혹은 신의 한수?
입력 2019-06-04 09:52  | 수정 2019-06-04 10:04
SK가 3일 헨리 소사를 영입하기 위해 기존 외인투수 브룩 다익손(사진)을 퇴출했다. 다익손은 4일 고척 키움전서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즉각 웨이버 공시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언뜻 보기에는 과감한 변화이자 혁신적 선택이다. 다만 한켠에는 굳이 이 시점에 왜라는 이견도 생길만하다. 전격 외인투수를 교체한 SK 와이번스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남길까.
SK는 3일 올 시즌 대만프로야구 푸방 가디언스에서 뛰고 있던 외인투수 헨리 소사를 영입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SK로서 더 강하고 검증된 투수가 필요했기에 내린 결정. SK는 기존 다익손에 대해 공 스피드 등 내용에서 불만족을 느꼈고 그 와중에 구속,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소사로 시선이 향했다. 양 측 기대치가 맞아떨어졌고 전격 영입이 성사됐다. 다익손은 선발등판(4일)을 하루 앞두고 퇴출됐다.
SK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야구계는 놀라움 반, 칭찬 반이다. 끊임없이 전력상승을 추구하는 SK의 냉정한 결단은 하위권 구단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즌 중 트레이드는 물론 외인교체도 불사하며 약점 혹은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확실한 내부시스템으로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도 풍겼다. 리그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변수가 없는 전제하에 소사 영입은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미 KBO리그서 7시즌을 뛴 소사는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장 안정적인 선발카드가 될 기량을 갖고 있다. 개인통산 문학구장 성적(5패 평균자책점 5.22)은 좋지 않지만 빠른 구속과 내구성 등은 SK가 중요한 시기에 오를 때마다 힘이 될 요소로 충분하다. SK가 플레이오프 혹은 한국시리즈 이상 진출한다면 앙헬 산체스-헨리 소사에 김광현과 박종훈으로 이어진 4선발은 위력을 넘어 상대에게 공포감을 선사할 정도다.
하지만 SK의 이와 같은 행보는 지나치게 과감해 일견 우려를 안기는 것도 사실이다. 기존외인 다익손이 성적(3승2패 3.56)이 준수한 편이었고 아직 발전가능성이 남은 상황이었기에 잠재력을 섣부르게 잠재운 측면이 있다. 여기에 성적이 말해주듯 소사의 문학구장 성적이 굉장히 좋지 않은 편이고 구위로 승부하는 소사의 내용과 결과 등을 해마다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소사가 KBO리그에 잔뼈가 굵지만 도중 합류 자체만으로 큰 변수다. 순항이 예상되지만 소사의 SK 적응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SK가 3일 대만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던 우완 파이어볼러 헨리 소사(사진)를 영입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무엇보다 SK로서 시즌 도중, 현재도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이 급격한 변화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다른 문제가 없이 순항만 거듭하던 SK가 전력강화를 위해 강수를 둔 셈인데 잘 이뤄지는 팀 화학작용이 어떤 외부적 변수에 직면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조직력이 중요하고 변화에 민감한 프로스포츠 특성상 SK의 과감한 행보는 도전적이면서 동시에 유달리 예민하다는 인상도 줬다. 늘어난 세금부담 문제에 대해 소사와 SK 모두 조급함을 드러낼 여지도 있다. 이와 관련해 순리적인 해결을 강조했지만 소사의 실제 결과가 어떤 결말을 남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SK는 다익손을 떠나보내고 다른 리그서 소사를 끌어왔다. 잘 나갈수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좋은 흐름에 굳이 어떤 영향을 가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별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새로운 만남은 분명 기대가 된다. SK의 이번 선택은 무리수일까 신의 한수로 기억될까.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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