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조 장벽` 못넘는 유업체 4社…`인구절벽` 대비 사활
입력 2019-06-04 09:01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유업체 빅4가 지난해에도 합계 매출 5조원을 돌파하는 데 실패했다. 저출산과 정체된 소비로 성장세가 멈춘 탓이다. 이에 성인용 분유 등 건강기능식품과 외식 사업 등을 잇따라 론칭하며 미래 먹거리 준비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의 합계 매출은 4조9097억원으로 전년(4조9230억원)대비 0.27% 줄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2016년 합계 매출 5조2450억원을 기록한 뒤 2년째 5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별로는 서울우유와 빙그레가 전년대비 각각 3%, 5%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매일유업 매출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지주사 전환 후 연간 환산 1조3177억원)대비 1.3% 감소했다. 남양유업은 7.5% 감소한 1조797억원의 매출을 내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유업계에서는 선방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 소비층인 유아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출생아 수는 2만71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9.7% 감소했다. 월 출생아 수가 1981년 통계 집계 이래 3만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연간 기준 0.98명을 기록하며 0명대로 주저앉았다. 주 소비층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업계가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프리미엄·가공유 성장과 커피 문화 확산 등으로 풀이된다.
매일유업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왼쪽) 및 빙그레 건강기능식품 '비바시티'. [사진 제공=각사]
주 소비층이 줄어들면서 유업계는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성인 소비층을 겨냥한 건강기능식품과 디저트 전문점 등 외식 종류다. 소비가 줄어드는 흰 우유를 활용해 제품을 제조할 수 있어 시장 진입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은 2009년 커피전문점 '폴바셋'을 론칭한 뒤 지난 4월 매장수 100호점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생애주기별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매일 헬스 뉴트리션'을 선보이고 첫 제품으로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를 론칭했다.
빙그레는 2017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헬로 빙그레', 지난해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에버그로'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TFT'를 론칭했다. 첫 제품으로는 28~35세 여성을 주 타깃으로 히알루로산과 비타민 B군 등이 함유된 '비바시티'를 출시했다.
남양유업도 이르면 이달 내로 성인영양식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성인영양식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2~3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밀크홀 1937'과 치즈 등 가공 유제품으로 올해 매출 2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가공유와 편의점 채널 성장 등으로 매출이 급격히 줄지는 않지만 한편으로 늘지도 않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며 "해외 진출과 국내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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