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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운 “착한 영화 ‘배심원들’,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M+인터뷰①]
입력 2019-06-03 12:33 
최근 배우 이해운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우리들컴퍼니
거창한 수식어나 화려한 미사여구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마음에 각인되는 영화가 있다. 배우 이해운에게 영화 ‘배심원들이 그랬다. 자신이 출연했기 때문이 아닌, 근래 보기 드문 따뜻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배심원들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로, 홍승완 감독의 입봉작이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 사람 여덟 명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려냈다.

이해운은 극 중 좌배석판사 역을 맡아 때로는 묵직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맡은 바 몫을 충실히 소화했다. 문소리가 연기한 재판장 김준겸, 태인호가 분한 우배석판사와 법정에서 나란히 자리할 땐 긴장감과 날카로움이 어우러진 연기로 무게중심을 맞췄다. 영화의 메시지가 함축된 마지막 선고 장면에서는 계산 없이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극의 진정성을 더하기도 했다.

좋은 영화에 좋은 역할로 참여할 수 있어서 온통 감사한 마음뿐이다. 문소리 선배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연기를 보고 배울 수 있어서 하루하루가 설렜다. 모두가 고심한 선고 장면은 배석판사보다도 신인배우 이해운으로 존재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문소리 선배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연기로 나온 것 같다. 저랑 문소리 선배님 다 표현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쫑파티 때 선배님께서 그 장면을 언급하시며 고맙다고 해주시니까 너무 놀라고 감사했다. 생각해보면 ‘배심원들은 감사의 순간이었다.”

최근 배우 이해운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우리들컴퍼니

‘배심원들은 대중과 평단 모두에 고르게 호평을 받았다. 영화에는 수많은 인물이 나온다. 벌써 배심원들만 해도 여덟 명이고 여기에 재판장과 배석판사들, 국선변호사, 피고인과 그의 어머니, 딸 등 주요 인물만 열손가락을 훌쩍 넘긴다. 이처럼 많은 인물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각 캐릭터마다 개성과 활력을 가지는 게 장점이다. 그러면서도 속도감 있는 전개와 묵직한 메시지로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데, 직접 출연한 이해운 역시 ‘배심원들 덕분에 오랜만에 마음이 울리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근래 본 한국영화 중 가장 좋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완성된 영화를 봤는데 마음이 울리더라. ‘배심원들에는 그 흔한 욕 한 마디 나오지 않는다. 자극적이고 쉽게 가는 게 아니라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담긴 영화다. 제게 ‘배심원들은 마치 아기 같은 존재다. 생명체처럼 느껴지더라. 이 아이가 태어났으니 자라나는 과정을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다. 영화가 착한 이야기를 담은 덕분인지 배우들 팀워크도 좋았다. 현장의 좋은 에너지가 영화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다.”

배석판사 역을 맡은 이해운은 상당 장면을 앉은 채 촬영했다. 판사 가운을 입고 법정에서 흐트러짐 없이 앉아 있는 건 배우로서 큰 제약이 따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해운은 오히려 ‘배심원들 만큼은 이러한 제약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았다고 털어놓는다.

제가 연기한 배석판사는 저보다 높은 재판장, 우배석판사와 함께 앉아 있지 않나. 배우 이해운이 저보다 선배인 두 분과 함께 연기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신인배우로서 느끼는 긴장감이 그대로 녹아도 괜찮았던 것 같다. 그리고 앞서 참여한 작품들에서 단역, 조연을 하며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라는 한 마디 대사가 더욱 어렵다는 건 충분히 느꼈다. ‘배심원들에서도 짧은 대사나 표정, 자세로 보여줘야 하는 지점이 분명 존재했지만 시나리오가 워낙 좋아서 그것만 잘 따라가도 큰 문제가 없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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