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초기 투자금 규모가 글로벌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국 스타트업 분석기관인 스타트업게놈(Startup Genome)이 지난달 발표한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 등을 인용해 지난 2일 이같이 밝혔다.
작년 국내 벤처투자 금액은 3조4239억원으로 글로벌 벤처캐피탈 투자금액 2540억달러(약 300조원)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 단계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평균 투자금은 10만7000달러(약 1억2700억원)로 글로벌 평균 투자액 28만4000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스타트업 육성 평균 투자총액 기준에서는 글로벌 도시가 8억3700만 달러로 서울(8500만달러)의 약 10배에 달한다.
서울은 '초기 투자금 성장 지표'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1점을 받아 사업 초기에 시장을 선점해야 할 국내 스타트업들이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전경련은 스타트업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서도 국제적인 흐름과는 동떨어진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금 회수는 670억원 규모로, 글로벌 스타트업의 총 회수 금액 2190억달러(260조원)의 0.000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M&A로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국내 벤처기업은 25개사로, 같은 방식으로 회수를 진행한 글로벌 벤처기업 4229개사의 0.006% 수준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국의 '투자금 회수 성장 지표' 부문을 10점 만점에 4점으로 평가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초기 투자금 성장 지표와 더불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벤처 M&A시장에서 글로벌 유수기업들이 인수자로서 활발히 활동했지만 국내 대기업은 눈에 띄지 않았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이루어진 스타트업 M&A 세계 30대 인수기업에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반면 미국의 경우 22개사가 포함돼 기업의 활발한 참여가 투자금 선순환 구조를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트업 게놈은 격년으로 발표하는 이 보고서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구축된 도시 상위 20곳을 선정하는데, 서울은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한 번도 해당 순위에 들지 못했다.
전경련 엄치성 국제협력실장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지려면 스타트업은 초기 투자금을 원활하게 유치하고 투자자들은 쉽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선순환이 중요하다"며 "M&A 활성화 등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스타트업의 활성화는 높은 실업률과 저성장에 갇힌 국내 경제의 돌파구 중 하나로 평가되며, 특히 청년실업의 해결책으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8년 벤처투자를 받는 국내 벤처·스타트업 1072개사의 고용인원은 4만1199명으로, 2017년 대비 20% 늘어난 6706명의 신규고용 창출을 기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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