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야, 국회정상화 합의 또 불발…'패스트트랙 안건처리' 이견
입력 2019-06-03 08:54  | 수정 2019-06-10 09:05

여야 주요정당이 어제(2일) 장기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결렬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포함한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못 드려 죄송하다"면서 "서로 또 연락하면서 (협상을)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애초 이날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월 임시국회를 단독 개원하겠다고 못박은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매우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국회가 이렇게 파행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한 사과라든가 하는 부분에 대해 진전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나 "다시 만나거나 접촉하는 것은 계속 노력하겠다"며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 원내대표도 "국회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고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못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한국당과 민주당이 여전히 입장이 다른 부분들이 있어 중간에서 어떻게든 해보려 했는데 안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야는 최종 합의문 작성 직전까지 논의를 진전시켰지만 마지막 문구 조정을 놓고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최대 쟁점으로 거론된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 대한 유감 표명을 놓고 입장차를 좁혔지만, 해당 안건의 처리 방향을 두고 합의를 주장한 한국당과 합의에 노력한다는 민주당 입장 사이에서 최종 절충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패스트트랙 유감 표명을 포함해) 대충 내용까지 다 정리가 됐었는데 마지막 문구 조정 때문에 합의가 안 됐다"면서, 패스트트랙 안건에 대한 합의 처리 문구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여야 3당의 국회 정상화 협상이 일단 불발함에 따라 당장 다음날부터 자동 소집되는 6월 임시국회는 당분간 공전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비롯해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 등 시급한 민생입법 논의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이르면 오늘(3일) 추가 회동을 갖고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최종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여야는 협상 결렬 이후 논평을 통해 국회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온도차는 여전히 뚜렷했습니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은 진정으로 민생과 국민을 위한다면 국회법을 준수하기 위한 6월 임시국회에 즉각 임해야 한다"면서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반면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불법으로 밀어붙인 패스트트랙에 대해 철회는 물론 사과 한마디 조차 없었다. 오늘 협상에서 그 오만함을 버릴 생각이 추호도 없음을 드러냈다"며 협상 결렬을 민주당으로 탓으로 돌렸습니다.

중소 정당은 거대 양당의 태도변화를 즉각 촉구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여전히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외면하고 있는 거대 양당의 행태가 유감스럽다"면서 "지금은 몽니가 아니라 묘수를 보여줘야 한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에 비판했습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국회 개회를 볼모로 삼고 서로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이 안타깝고 답답하다"면서 "여야 3당의 전향적 사고와 조속한 등원을 촉구한다"고 했습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한국당의 몽니에 일하고자 하는 국회의원이 더 이상 희생될 수 없다"며, "더 이상 미루지 말고 6월 임시국회를 개문발차해 국회의 장기 직무유기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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