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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박경 "내 음악에 믿음 있어…차트 욕심 내려놨다"
입력 2019-06-01 07:01 
블락비 박경이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왔다. 제공|세븐시즌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블락비 박경(27)이 신곡 귀차니스트로 1년 만에 돌아왔다. 이 세상 모든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헌사를 담은 이 곡은, 어쩌다 문득 든 귀찮음에서 시작된 곡이다.
새 싱글 귀차니스트 발표를 앞둔 박경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났다. 매일 밤 규칙적으로 청취자를 만나고 있는 데일리 라디오 DJ인 그의 신곡 제목이 귀차니스트라는 점이 신선하다 하자 그는 "배신이려나요?"라고 반문하며 눈을 반짝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에 나가 소파에 앉았는데, 그날따라 정말 아무 것도 하기 싫고 귀찮은 감정이 들었어요. 이 순간을 나같이 느끼는 사람이 많겠다 싶었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어 귀차니즘을 소재로 작업에 들어갔죠."
박경은 "원래 1월에 발표하려 했던 곡인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다 보니 5월까지 오게 됐다"며 소리에 미세하게 신경썼음을 강조했다.
실제 재즈, 힙합 기반인 이 곡은 박경이 그간 선보여 온 음악과 달리 리얼 악기음이 켜켜이 쌓여 완성됐다. 드럼을 시작으로 베이스, 기타가 하나씩 얹어지며 소리의 합(合)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이 곡의 감상 포인트. 후반부 색소폰 솔로 파트는 곡의 백미다.
박경은 "실제로는 귀차니스트가 아니지만 모든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귀차니즘을 노래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제공|세븐시즌스
"가사와 멜로디를 접목시키는 데 공을 들였어요. 장면성을 주려 노력했죠. 곡 후반부에 색소폰 솔로가 화려하게 나오는데, 바깥공기가 어떤지 모르겠어 나가볼까 하면서 색소폰 소리가 등장해요. 밖에 나가보는 장면을 연출하려 했고, 안에 다시 들어오면 악기 소리가 다 죽는 설정을 해봤죠."
귀차니스트 찬가를 완성했지만 "평소 귀차니스트는 아니"라는 게 박경의 자평이다.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 숙취에는 어쩔수 없이 귀차니스트가 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동안 블락비로도, 솔로 박경으로도 음원차트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던 만큼 이번 귀차니스트의 성적에 대해서도 기대해볼 법 하지만 그는 "적자만 안 났으면 좋겠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한번에 큰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곡이 있고, 잔잔한 즐거움을 주는 곡이 있어요. 보통연애, 자격지심, 예스터데이 같은 곡이 전자라면, 18세 때 하모닉스라는 이름으로 냈던 앨범은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니 후자에 속하죠. 사실 모든 곡이 효자인데(웃음) 귀차니스트는 세션비를 아끼지 않고 만든 만큼 적자만 안 났으면 좋겠어요."
수많은 선, 후배 가수들 모두 박경에겐 동종업계 종사하는 동반자이자, 때로는 (차트 순위에 있어선) 경쟁자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돌 출신들이 대체로 데뷔 3~4년차에 가장 뜨거운 조명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박경이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쩌면 더 팍팍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경은 이 모든 냉정한 현실에 담담했고, 의연했다. 이같은 의연함의 근저에는 스스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었다.
블락비 박경이 차트 욕심을 내려놓게 되기까지를 떠올렸다. 제공|세븐시즌스
"엄청나게 많은 가수들이 지금도 음악을 만들고 있겠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안타깝기도 해요. 결과가 노력에 비례하면 좋을텐데, 차트 성적이 음원의 흥망성쇄를 좌우하고, 그 속에서 빛을 못 보는 음원도 많잖아요. 저 역시 그 사이에 있지만 저는 제가 하는 음악에 대한 믿음이 큰 편이에요. 나 자신에 대한 자기애보다 내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편이죠. 그래서 제가 듣기 좋다고 생각하는 음악이 나오면 즐겁게 들어주시겠지 하는 믿음이 있어요."
처음부터 음원차트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박경은 "블락비 활동 땐 팬덤의 영향으로 음원을 내기만 해도 1위 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솔로 가수로 나오는 과정에서 괴리가 없을 수 없더라"고 덤덤하게 털어놨다.
"솔로 하면서 파급력이 떨어지면서 현실적인 괴리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생각 정리한 지 오래 됐기 때문에 지금은 행복하게 음악 하고 있어요. 많이 알려지는 것도 좋지만, 요즘은 같은 분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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