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느리게 가면 감점"…서울시의 위험한 버스 평가
입력 2019-05-30 19:32  | 수정 2019-05-30 20:32
【 앵커멘트 】
"시내버스의 속도가 지난해보다 느려지면 점수를 깎겠다"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 중인 서울시의 평가 기준인데, 안전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민경영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시가 얼마 전 버스회사들에 내려 보낸 평가 매뉴얼입니다.

올해는 '운행속도 유지'라는 항목이 추가됐습니다.

속도가 지난해보다 느려지면 점수를 깎겠다는 내용입니다.

▶ 인터뷰 : A 씨 / 서울 시내버스 기사
-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환경 때문에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걸 저희한테 임의적으로 맞추라고 하면…."

서울은 차량 대수는 늘어나는 만큼 차량 속도는 자연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서울의 버스 운행 속도 역시 계속 줄어드는 추세로 지난해에는 시속 18.7km에 불과했습니다."

문제는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에선 평가 점수가 회사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기사들은 혼잡구간에서 떨어진 평균속도를 올리려고 한가한 도로에서 더 빨리 달려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B 씨 / 서울 시내버스 기사
- "막히는 구간에서는 계속 막혀 있고 (때문에) 뻥 뚫린 구간에서는 저희보고 난폭 운전하고, 과속하라고 얘기하는…."

서울시는 버스의 정시 운행 강화와 배차 간격 조절을 위해 이런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매년 1천 7백여 건에 이르는 서울시 버스 사고를 부추기는 건 아닌지,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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