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CJ제일제당 사료사업 연내 매각 힘들듯
입력 2019-05-30 17:39  | 수정 2019-06-02 18:22
◆ 레이더M ◆
CJ제일제당의 사료사업부 매각 작업이 2년여 만에 진전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수 글로벌 사료기업이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도 매각이 연내에 성사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사료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지난달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 입찰 과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형태로 진행됐다. 세계 2위 사료회사 뉴트레코는 이달 초부터 인수를 위한 본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료사업부는 한국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 7개국에서 축산 사료와 반려견용 사료를 생산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1730억원, 영업이익은 3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 28%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3억원에서 1117억원으로 10배 넘게 불어났다. 개선된 현금 창출력에 힘입어 매각가는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약 2년 전부터 사료사업부의 잠재 매수자를 물밑에서 찾아왔다. 성장성 높은 식품과 바이오 산업에 주력하기 위해 비핵심 부문을 팔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사료사업부 분할을 결정하며 매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사료사업부가 해외 전략적투자자(SI)에 적합한 자산이라고 일찌감치 결론을 내렸다. 사모펀드(PEF)가 사들이기엔 사료 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사업 매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국내 수위권 사료 회사가 인수를 제안하는 등 관심이 이어졌다. 하지만 매도자 측이 해외 사업 경험이 풍부한 매수자를 선호하면서 글로벌 사료기업들만 협상 대상이 됐다. 시장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사업부 매각을 위해 뉴트레코, 카길 등과 오랫동안 논의해왔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와 자산 특성을 감안하면 해외 SI가 가져가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도 사료사업부 매각이 연내에 성사되긴 어려워 보인다. 매출이 인도네시아(35%), 베트남(22%), 중국(22%) 등 아시아 권역에 골고루 분산돼 있어 충분한 실사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도자 측이 뉴트레코 이외의 기업과도 협상 여지를 열어둔 만큼 새로운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사료사업부 매각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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