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 내부의 사상판 변형이 녹내장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팀이 규명, 녹내장 발병 위험 예측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팀은 병원을 방문한 성인 안과 환자 156명을 대상으로 녹내장 발생 위험 요인을 분석, 시신경의 손상 부위와 사상판의 변형 부위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녹내장은 시신경 이상으로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안압 상승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이 주요 원인입니다.
안압에 의한 스트레스가 시신경 내부의 사상판에 작용, 사상판이 뒤로 휘는 등 변형되면서 시신경 손상을 촉발한다는 게 학계의 추정입니다. 사상판은 시신경을 형성하는 신경 섬유가 눈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부분에 만들어진 그물 형태의 조직입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사상판의 변형이 녹내장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란 점을 밝혀 녹내장이 의심되는 환자들의 녹내장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건강한 눈을 가진 그룹과 원발개방각녹내장(POAG) 환자 중에서도 상부 시신경이 손상된 그룹, 하부 시신경이 손상된 그룹, 상하부 시신경이 모두 손상된 그룹 등 4개 군으로 구분했습니다.
이후 빛간섭 단층촬영 장비를 이용해 얻은 영상으로 사상판 곡률지수와 깊이의 위치적 차이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상부 시신경이 손상된 경우에는 시신경 위쪽의 사상판이 아래쪽 사상판보다 더 많이 휜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하부 시신경이 손상된 경우에는 시신경 아래쪽의 사상판이 위쪽 사상판보다 더 많이 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사상판의 변형이 녹내장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녹내장 발생 여부를 예측하고, 치료 시작 시기를 판단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김태우 교수는 "녹내장은 의심 단계에서는 진단이 어려워 치료 시작 여부를 판단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이 연구는 사상판의 변형 위치와 곡률 정도를 미리 확인해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안과학회지 '안과학'(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