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장남인 파올로가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떠올랐다고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이 오늘(28일) 보도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다바오시에서 부시장으로 재직하던 중 마약밀수 연루 의혹이 제기된 2017년 12월 사퇴한 파올로는 이번 5·13 중간선거 때 다바오시에서 제18대 하원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오는 7월 시작되는 18대 하원의 의장직을 놓고 벌써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하원의장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판탈레온 알바레스 전 의장은 어제(27일) "파올로가 의장직에 도전하면 나의 출마계획을 철회하고 그를 100%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두테르테 대통령은 장남을 향해 "의장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면 알려달라"면서 "이미 우리가 (요직에) 너무 많이 있으니 내가 물러나겠다"고 말해 파올로의 의장직 도전에 반대한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파올로의 하원 입성 외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맏딸인 사라가 다바오시 시장 연임에 성공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했습니다. 또 차남인 서배스천이 다바오시 부시장으로 당선돼 '정치 명가'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파올로가 하원의장까지 차지하면 행정부와 의회 간 견제와 균형이 깨지고 가족 정치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파올로는 이에 대해 "내가 하원의장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누군가가 아버지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모양"이라고 일단 한발 물러났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