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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갓세븐 "데뷔 6년, 불안이란 키워드 선택 이유는…"
입력 2019-05-28 07:01 
그룹 갓세븐이 새 앨범을 통해 '불안'의 정서를 이야기한다. 제공|JYP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데뷔 6년차를 맞은 그룹 갓세븐(GOT7)이 처음으로 깊숙한 속내를 꺼내 들었다. 스타가 아닌 그 누구라도 쉽게 꺼내놓을 수 없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키워드로 하나의 앨범을 완성했다.
새 앨범 스피닝 톱(SPINNING TOP) 발매를 앞두고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갓세븐(JB, 마크, 잭슨, 진영, 영재, 뱀뱀, 유겸)은 여느 때보다 차분한 모습이었다. 2019년 첫 완전체 컴백 활동을 앞둔 들뜬 감정보다도, "이번 앨범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의미가 크다"는 그들의 말에선 내면의 성숙마저 느껴졌다.
이번 앨범 SPINNING TOP은 다채로운 장르와 다양한 사운드를 담아내 일면 화려해보이지만, 내용은 옹골차다. 그동안 소중한 존재에 대한 감사와 약속을 희망적으로 담아냈던 갓세븐이지만 이번에는 "그런 약속을 지켜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을 노래한다.
키워드를 불안으로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정하게 된 키워드예요. 그동안 이야기했던 것과 연결되면서도 약간은 다른 내용의 곡을 쓰자는 의견이 나와 그걸 수렴하다 보니 불안함을 이겨내자는 키워드가 나온 것 같아요."(JB)
소속사에 따르면, 이번 앨범은 리더 JB의 뱅글뱅글 돌아가는 팽이가 마치 내 모습처럼 느껴졌다는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인생에 중심을 잡고 자신감 있게 돌아야 하는 빛의 순간들이 있다면, 자신감 있고 안정적이던 상황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어둠의 순간도 공존한다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불안함을 이겨내자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렇다면 어디서 불안감이 오는 걸까 생각하다가, 제가 살아온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그런데, 몇 년 전에 했던 고민, 생각을 지금도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이더라고요. 지난 기억들을 펼쳐보니 그 주제로, 불안했다 괜찮았다 불안했다 괜찮았다가 반복되더라고요. 스스로 약간 제자리걸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 모습이 제자리에서 도는 팽이 같은 느낌이 들어서 팽이를 떠올리게 됐습니다."(JB)
이같은 이야기를 위해 갓세븐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가려진 실제 자신들의 불안한 심리를 냉정하게 목도하고, 이를 음악과 이야기로 풀어냈다. 유겸은 "실제로 우리도 그런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 행복함을 느끼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끝이 나면 얼마나 슬플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작업 내내 불안의 정서와 함께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JB는 "솔직히 나는, 더 불안해지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타이틀곡 수정 작업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곡 자체가 불안하고 우울하다기보다는 아무래도 그러한 내용을 담다 보니 영향 받은 게 있어요. 실제로 작업하며 울적한 느낌도 받았죠."
갓세븐은 타이틀곡 '이클립스'를 통해 불안한 마음을 꺼내놨지만 이내 스스로 불안을 극복하고 새로운 음악 여정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제공|JYP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앨범을 감싸는 불안의 정서는 끝까지 비관적으로 흐르진 않는다. 앨범은 단 1도라도 어긋나면 쉼 없는 회전을 멈추고 쓰러져버리는 팽이에서 착안한 곡 1°로 시작해 타이틀곡 이클립스(ECLIPSE)를 지나 끝, 타임 아웃(TIME OUT), 믿어줄래, 페이지(PAGE)까지 이어진다. 이같은 서사에 대해 JB는 "불안함이 시작돼 이어지다 쉬어가고(타임 아웃),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믿어줄래) 이어서 우리의 새로운 흐름을 써내려가자는 주제를 담고 있다(페이지)"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앨범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불안하지만 불안을 이겨내 나아가보자는 것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어요. 그냥 불안한 감정만 보여준다면 스토리텔링이 부족할 수 있으니까. 밝아지는 것까지 생각해서 곡을 선택했죠. 또 우리가 만들어낸 불안감이라기보다는 실제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다 보니 진심을 담을 수 있었어요."
타이틀곡 이클립스는 JYP 수장 박진영이 작사, 또 DEFSOUL이란 이름으로 작사, 작곡을 하고 있는 리더 JB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 최근 앨범들의 타이틀곡에서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청량하면서도 가벼운 터치감으로 노래했다면 이번 곡에서는 과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사랑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풀어냈다.
안무 난이도는 최상이라고 귀띔했다. JB는 "진짜 안 힘들어보이는데, 하드캐리만큼 힘든 것 같다"며 "최상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안무 자체가 파워풀해서가 아니라, 우리끼리의 합이 많은 안무라서 그런 걸 연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안해봤던 구성이나 동작들이 많아서, 멋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2014년 데뷔 후 6년째 꾸준히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가고 있는 갓세븐. 하지만 이들은 "아직 갓세븐의 색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갓세븐 음악의 특색은, 솔직히 아직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럴러바이 같은 곡이 우리 색이라고도 생각했는데 나이 먹으니까 그렇게 하기도 좀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새로운 음악 방향성을 계속 찾아가야 하지 않나 싶어요. 다만 멤버들끼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게 우리 색인 것 같아서 그걸 지켜나가면서 섣부르게 말고 조심스럽게 바꿔나가자고 했는데, 그 첫 시작이 이번 앨범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쌓아온 갓세븐의 이미지를 정리하고 다음 앨범에서 새로운 음악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JB)
"이번 앨범에서 음악적으로 엄청나게 새로운 시도를 한 건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JB는 "가장 새로운 시도는 저스투 유닛에서 나왔던 것 같고, 이번에는 좀 더 견고하게 다듬어서 나온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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