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의 인터넷은행 키움뱅크가 제3인터넷은행 사업 인가에서 탈락했다. 제 1호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당시에도 사업 참여를 검토한 만큼 적지 않은 시간 공들인 사업이기에 내부적으로 아쉬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기자본이익(ROE) 희석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인터넷은행 불발 소식에 다우그룹 관련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키움증권의 모기업인 다우기술은 장중 두자릿수 급락하며 1만9950원까지 떨어졌다. 2만원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1월24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키움증권 역시 장중 한때 3% 넘게 하락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임시 금융위원회를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신청한 인터넷은행 예비사업자 인가를 불허하기로 결론 내렸다.
키움뱅크는 키움증권과 KEB하나금융그룹, 세븐일레븐, SK텔레콤, 11번가 등 총 28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키움증권은 자회사로 키움저축은행과 키움예스저축은행을 보유해 은행업에 대한 경험도 있었다. 이 때문에 자본조달 등 안정성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사업 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토스뱅크의 경우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7년 제 1호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당시에도 사업 참여를 검토할만큼 오랫동안 인터넷은행 진출을 준비해왔다. 이번 제3호 인터넷은행 사업에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취임한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앞선 인터뷰에서 예비인가를 자신한 만큼 이번 결과에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탈락이 키움증권에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심사 결과는 아쉽지만 카카오뱅크에 대항할 만한 혁신성이 부재한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호재"라며 "자기자본이익 희석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이 예비인가 재신청을 계획하더라도 할인받을 개연성도 낮아졌다는 게 임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혁신 금융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모든 컨소시엄에 대해 인가 불허를 결정한 이번 사례 덕분"이라며 "오히려 이번 결과를 기반으로 취약한 점을 보완해 환골탈태한 사업 모델을 제시해 연내 예비 인가를 승인받을 경우 프리미엄 부여가 정당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탈락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 설립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이 없다"며 "재도전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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