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G유플 화웨이 영향…전문가 의견 엇갈려
입력 2019-05-26 18:31  | 수정 2019-05-26 21:19
화웨이 통신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의 주가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급락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LG유플러스가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의견과 5G 장비 수급에 이상이 없어 과매도 국면이라는 주장이 교차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주가는 지난주 8% 이상 떨어졌다. 인텔, 퀄컴 등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고 미국 정부가 한국에도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는 수도권 일대 5G 기지국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피해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증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정부가 민간 기업의 거래에 개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든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이미 장비 선정과 관련해서는 민간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선 긋기에 나섰고, 중국과의 외교 관계까지 고려할 때 일방적으로 화웨이 계약을 무산시키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장비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각국 정부도 일방적으로 금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최 연구원은 "화웨이는 이미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며 "미국 최우방인 영국과 독일조차도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한다고 해도 기존 오더를 취소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화웨이가 최소 1년 이상은 네트워크 부품 재고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LG유플러스가 5G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미국이 화웨이 장비를 영원히 금지할 수는 없어도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며 "LG유플러스가 내년까지 사용할 5G 장비는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수급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화웨이 사태 장기화 가능성의 근거로 내세웠다. 증권사 다른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기지국이 가장 부족해 빨리 5G망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망 구축이 지체될 경우 경쟁사에 비해 전송 속도가 떨어지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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