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국서 남북 민간접촉, 북한의 '팩스 취소' 뒤 '깜짝' 성사
입력 2019-05-24 07:47  | 수정 2019-05-31 08:05

북측 인사들이 어제(23일) 중국 선양에서 남측 민간단체들과 만나 남북관계 교착 국면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은 당초 이날로 예정했던 남측 민간 인사들과 실무접촉을 취소한다고 통보했지만, 다시 협의에 응하면서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어제(23일)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에 따르면 이날 선양에서 남측 조성우·한충목 단장을 비롯한 10명, 북측 양철식 6·15 북측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5명, 해외측 차상보 부위원장, 조선오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협의가 진행됐습니다.

이들은 현 정국과 남북관계,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남측위는 전했습니다.


남측위는 "(남·북·해외측이) 남북관계의 교착국면에 대해 우려하고, 현 국면이 남북관계가 발전하느냐 과거로 회귀하느냐 하는 심각한 상황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공동선언들에서 약속한 대로, 민족자주의 입장에서 남북 공동선언들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선언 이행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북측은 다시 성사된 협의에서 '남북관계의 소강국면에 대한 진단과 과제를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민간단체의 협의를 추진했으나, 남측의 언론보도 등에서 근본적인 문제들은 제외된 채 부차적인 의제들만 거론되는 등 협의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는 점'을 우려해 취소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남측위는 밝혔습니다.

북측은 이날 남측위와의 협의를 시작으로 사단법인 겨레하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과 연이어 실무협의를 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전 6·15 해외위원회 명의로 팩스 공문을 보내 회의 취소 및 선양 현지 인력 철수를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선양에 도착한 남측 인사들이 협의 장소로 향하던 상황이었고 역시 선양에 있던 북측 인사들도 협의 장소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단체 관계자는 "회담 장소로 가는 길에 (취소) 통보를 받은 거였기 때문에, 북측과 만나서 상황파악을 하고 상황에 대해서 서로 이해를 하고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 접촉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지만, 24∼25일쯤으로 예정됐던 겨레하나, 26일쯤으로 잡혔던 민화협과 협의는 여전히 취소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이번 실무접촉은 북측이 먼저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북측이 남측의 언론보도 등을 이유로 오랜만의 대남 민간접촉을 한때 취소한 것은 남북관계 교착 상황에서 매우 민감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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