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역분쟁 격화 속 이란 리스크 돌출…유가 향방은?
입력 2019-05-23 10:27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중동지역의 긴장국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OPEC+를 향해 증산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OPEC+는 증산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으로 촉발된 세계 경제 및 수요 둔화 불확실성은 내년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본인의 대선가도에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원유시장을 둘러싼 시장요인들에 따라 국제 유가의 방향성은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지난 18~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JMMC회의(산유국 장관급 모니터링 위원회)에서는 사우디 및 러시아 에너지 장관이 원유시장에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충격 가능성과 수요둔화 우려감이 존재해 OPEC+ 정책 결정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OPEC+ 정기총회 일정도 기존 6월 23~26일에서 7월 3~4일로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내달 28~29일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담판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OPEC+에서는 이 담판을 확인하고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재 전문연구기관인 코리아PDS가 시나리오 별 국제유가의 향방을 예상한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문창훈 코리아PDS 책임연구원은 "여러 시나리오 중에서 미국이 자국내 경제파급효과를 고려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실시할 가능성은 낮으나, 위협용 발언 지속으로 미중간 무역협상은 현상 유지 및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OPEC+는 하반기 120만배럴 감산 완화와 함께, 미국 원유생산량 증가로 OECD 상업재고량이 전년대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유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70주년과 10월 국경절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미국이 제시한 협상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미중 간 갈등 상황은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코리아PDS가 예측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까지 겹칠 경우 유가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OPEC+의 고민이다. OPEC+는 여전히 국제유가의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라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
이에 지난 18~19일 JMMC에서는 하반기 OPEC+가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첫번째는 산유국별 하루 평균 감산량을 기존 120만배럴에서 90만배럴로 줄이는 것이고, 두번재는 감산규모를 120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결국 미중 무역갈등 현상 유지 및 OPEC+ 하반기 완만한 증산 시나리오 가능성이 높다. 이후 리비아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 소폭 상승하겠으나, 미국 에너지청(EIA) 역시 하반기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를 전망하고 있어,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원유 증산 등을 통한 올해 4분기에 유가 하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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